최근 영국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이 차세대 공중보건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럽간질환연구협회 사무총장이자 버밍엄대 간 및 위장관연구센터 소장인 필립 뉴섬 교수는 영국 일간지 더 텔레그래프(The Telegraph)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과 관계없이 지방을 많이 섭취한 경우, 간에서 지방이 많이 합성되거나 잘 배출되지 않아 발생하는 증상이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 2형 당뇨병을 가진 이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최근 들어 임상적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방간으로 인한 수년간의 간 손상은 간세포 수 감소, 간흔조직 축적을 거쳐 간경변증에 이를 수 있다.
필립 교수는 현재 유럽 성인의 절반 이상과 아이들의 3분의 1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바로 과체중과 비만이기 때문이다. 그는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공중보건 위기의 주역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 보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야기한 문제, 즉 간경변증과 간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간 이식’이 유일하다. 현재 영국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인한 간 이식 수술이 7건 중 1건 꼴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관련한 유럽의 예상 비용은 보건 시스템에 대한 직접 비용 350억 유로, 사회적 비용 2천억 유로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아직 국제사회는 비만과 당뇨병이 심각한 간질환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필립 교수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이 간질환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어린이들이 트랜스지방, 설탕, 소금, 포화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식품 및 고열량식품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 쓰는 반면, 올리브유, 견과류, 과일, 채소, 생선을 중심으로 차린 식단으로 간 건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필립 교수는 현재 간질환은 침습적이고 위험하며 비용이 많이 드는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되고 있다는 점을 들며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 도구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개발 중인 바이오마커가 향후 지방간의 진행 및 섬유증 단계를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천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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