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불일치 간이식수술 성공한 모녀.. 일주일 만에 퇴원
두 자녀의 어머니인 52세 김 모씨는 지난해 9월 심한 피로감과 배에 복수가 차는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간암, 알코올성간질환, 간신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 중 간암음 이미 신장 위 부신까지 퍼져있었고 신장도 망가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간 이식이 절실했다.
처음에는 혈액형이 일치한 아들이 간 이식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검사 결과 아들의 간이 선천적으로 크기가 작아 간이식이 불가능했다. 이에 혈액형이 다르지만 딸이 간을 기증하기로 했지만 여기서 또 복병이 등장했다. 딸의 간에서 지방간이 발견됐고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선 상당량 몸무게 감량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딸은 그 말을 듣는 즉시, 직장을 다니며 약간의 과일과 고구마 등으로 이뤄진 하루 한 끼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두 달 만에 몸무게 15kg을 감량하게 됐고 지방간 소견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피나는 노력으로 드디어 한림대의료원에서 4월 9일 간이식 수술이 이뤄졌고 딸의 간 70%가 어머니의 새 간이 되었다. 수술 후 모녀는 빠르게 회복하여 수술 하루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이동했다.
그런데, 수혜자인 어머니의 회복 속도가 눈부셨다. 하루라도 빨리 회복하여 딸의 상태를 봐야하겠다는 생각에 걷기, 폐활량 강화 운동 같은 재활 운동을 반복하는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한림대의료원 유태석 교수는 "일반적으로 이식수술 후 기증자보다 수혜자가 회복에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김 씨의 경우 기증자인 딸을 더 살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딸의 몸 상태를 더 걱정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외과 조원태 교수 역시 "생체 간이식의 경우 가족 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기증자가 감량이 필요한 경우 한 달만에 5kg 정도 감량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두 달만에 15kg을 감량한 것은 믿기 힘든 일"이라며 "어머니를 위한 딸의 의지와 정신력, 따뜻한 마음에 의료진 모두 놀라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모녀는 성공적인 간 이식 수술을 마치고, 일주일 만에 손을 잡고 함께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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