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그 무대를 보고 즐기는 이들이 더욱 손에 땀을 쥐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은 다한증 환자들에게 종종 나타난다. 그들은 ‘나도 저 아이돌들처럼 잠깐이라도 땀나지 않고 뽀송뽀송 해 봤으면 좋겠다’고 고민을 토로한다.
다한증 환자들의 고충은 생각보다 무겁고 크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어디 아픈 건 아니냐고 묻는 주변 시선도 부담되는데, 그 부담 때문에 땀은 더욱 멈출 줄 모른다. 또한 심적으로 긴장된 상황이라면 땀은 비 오듯 내리고, 누군가와 악수할 때 젖어 있는 손을 건네기가 퍽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직장생활, 학교생활, 인간관계에 있어 다한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다한증은 생각보다 꽤 흔한 질환이지만, 다소 흔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곤 한다. 다한증은 또 다른 질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다한증은 주로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뉜다. 관리 및 치료에 앞서 이를 진단하는 것이 중요한데, 일차성 다한증은 특별한 질환과 관련 없이 말초 교감신경의 조절기능 장애로 나타나는 경우를 말하며, 이차성 다한증은 결핵, 파킨슨병, 갑상선 질환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다한증 환자 대부분이 일차성 다한증을 앓는데,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긴장감, 불안감 등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며, 비만 또한 주요한 원인이다. 가족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며, 사춘기 때 일차성 다한증을 일시적으로 겪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위험 요소를 가진 이들이라면 다한증을 치료하고 또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편에서는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땀 좀 유독 많이 흘리면 어때?’, ‘땀 많이 흘리면 보기에 안 좋긴 하지만, 건강상 괜찮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사실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미관상으로만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굳이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충분히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관상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다한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된다면 과도한 땀으로 인해 습진, 무좀, 피부염과 같은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으며, 땀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는 액취증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다한증을 앓고 있다면, 수일 내에 병원에 방문하여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다한증 치료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땀 주사를 이용한 치료다. 다한증이 주로 발생하게 되는 신체부위는 겨드랑이와 손바닥, 그리고 발바닥이다. 다한증이 나타나는 해당 부위에 땀 주사를 놓게 되는데, 이를 통해 다한증 치료뿐만 아니라 액취증 치료까지 꾀할 수 있다. 땀 주사 후, 1-2주 정도 지난 시점부터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효과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자 한다면 약 6개월에 한 번씩 지속적으로 땀 주사를 맞아 치료하기를 권한다.
땀 주사 치료와 더불어 다한증 완화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조금씩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우선 스트레스를 조절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다한증이 심해질 수 있으니, 본인이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돌아보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본인이 유독 긴장하는 상황이 언제인지 파악해보고, 마인드컨트롤을 위해 명상에 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한편, 과체중과 비만은 다한증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땀을 많이 흘리게 하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빛나라클리닉김정은원장 기자
songhee@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