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질은 돌출되어 있지 않고 안쪽에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따뜻하고 습기가 많아 세균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질 내에는 여러 종류의 세균이 존재하는데, 정상 세균은 염증을 일으키지 않고 질 내부의 산성도를 유지해 나쁜 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여러 내외부적인 요인에 의하여 질 속의 정상세균이 감소하고, 잡균들이 침투하게 되면 질염에 걸리게 되어 여러 증상을 유발한다. 대표적으로는 냉 분비량이 느는 것이며, 냉의 색깔이 변하거나 끈적끈적해진다. 두부를 으깬 듯한 냉이 나오기도 하며, 심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간지럽고 불타는 듯한 감각이 느껴져 일상생활이 힘들어 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질염을 일으키는 세균의 종류에 따라서 질염 유형이 달라지고, 그 증상도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질염의 유형으로는 대표적으로는 칸디다, 가드넬라, 트리코모나스 균에 의한 것이 있다. 칸디다 곰팡이로 인해 나타나는 냉은 하얀색이며, 가드넬라균으로 인한 질염은 노란색이나 회색의 냉이 특징이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경우 냉에 거품기가 있고 살짝 초록색을 띈다.
만약 평소와 다르게 질 분비물의 양이 늘거나 색, 냄새 등에 이상이 있다고 느껴진다면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원인균에 따라서 접근방법이나 치료가 달라지며, 증상에 따라 치료가 1일~7일 소요가 된다. 항생제, 질정, 질 크림 등의 치료 외에도 만성적이고 쉽게 재발하는 경우 별도의 치료가 더 진행될 수 있다. 만약 성관계에 의한 증상이라면 연인이나 남편 등도 치료를 함께 받아야 한다.
질염은 일상생활의 습관만 제대로 구축해 주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저자극성 비누 또는 흐르는 물로 질 주위를 씻으며 청결을 유지해주고, 샤워 후에는 질 주위가 습하지 않도록 말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용변 후에는 질에서 항문 방향, 즉 앞에서 뒤쪽으로 닦아주어야 한다. 항문에서 질 쪽으로 닦아주게 되면 균에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내의 산이나 염기 균형을 깨트리는 잦은 뒷물은 자제해야 하며, 항생제나 피임약은 필요한 경우에만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꽉 끼는 속옷, 스타킹, 바지보다는 통기가 잘되는 면 속옷 등과 질을 압박하지 않는 옷 착용을 권한다.
이렇듯 질염은 여성의 감기라고 불리울 만큼 굉장히 흔하지만, 방치하게 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간지럽고 따가우며 냄새도 나 위축이 될 수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무더운 여름철에는 물놀이를 하다가 오염된 균이 질 내부로 유입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증상이 있으면 즉시 산부인과를 방문해 진단을 받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gm제일산부인과심규민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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