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경희한의원강기원대표원장
제일경희한의원강기원대표원장
어떠한 병에 걸렸을 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을 가지고 섣불리 진단하다가 실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임신 초기에 가벼운 발열과 몸살기운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감기에 걸린 것으로 오해하고 감기약을 먹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입에서 심한 입냄새가 날 때도 비슷하게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입냄새라고 하면 입 안에 치과적인 문제나 목의 편도선의 문제 등으로 냄새가 나타나는 것을 생각하고 그에 대한 치료를 하는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몸 속 내과적인 문제로 인한 입냄새일 때 그러하다.

그렇다면 뱃속의 문제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여러 검사를 통해 살펴볼 수도 있겠지만, 우선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꼼꼼히 살펴보면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뱃속이 불편하다고 느낄 때, 그것을 말로 표현해보면 생각보다 종류가 많지 않다. ‘속이 아파요, 쿡쿡 쑤셔요, 조이고 꼬이는 듯해요, 쓰려요, 가스가 차요, 더부룩해요, 빵빵해요, 꽉 막힌 것 같아요’ 등이 있는데, 실제 뱃속의 문제는 이보다 더 다양하다.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와 심해지는 시간대, 원인 등에 의해 구분할 수 있으며, 소화기질환에만 국한해 보아도 위축성위염, 역류성식도염, 장상피화생, 바렛 식도, 과민 대장 증후군 등 각양각색으로 세분화될 수 있다.

예전부터 존재했던 질환들도 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인해 더 늘어난 질환들도 있으므로 그 원인을 주의깊게 관찰하여 미리 예방할 필요가 있다. 가족 내력으로 인해 위장기능을 약하게 타고난 경우도 있지만, 기름진 음식, 밀가루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과잉 섭취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못 먹어서 생기는 병이 대부분이었으며, 너무 잘 먹어서 생기는 병은 상위 계층에게만 국한된 문제였다. 하지만 현대에는 평균적으로 음식 공급의 양과 질이 높아지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는 질병이 되었다. 매스컴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는 ‘담적병’도 여기에 해당한다.

담적병과 유사한 양방 병명을 꼽자면, 역류성식도염,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내시경 검사로는 진단되지 않지만 뱃속 불편한 증상만을 호소하는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 환자도 포함되며, 이러한 경우 속에서 올라오는 입냄새까지 심한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은 주로 상복부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식후 명치 끝이 답답하거나 막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속이 미식거리거나 헛구역질이 나기도 하며, 트림이 자주 나오고, 속에서부터 신물이 넘어오는 역류성식도염 증상과 함께 입냄새가 올라오기도 한다. 공복시에 특히 속이 쓰리면서 아프며, 오래된 경우 과민성 장 증후군이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은 본인에게도 괴로운 것이지만, 동반되어 나타나는 구취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준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입냄새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내장을 지배하는 미주신경에 영향을 미쳐 소화불량 증상이 심해지고 입냄새가 더욱 심하게 올라온다.

한의학에서는 담적병의 범주에서 이러한 증상들을 보고 치료하게 된다. 담적으로 인한 역류성식도염을 동반한 입냄새의 한의학적 치료법은 환자의 체질과 정기의 허실을 고려하여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침 치료는 인체의 비위경락(脾胃經絡)을 자극하여 기혈(氣血)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한약처방은 건비화위(健脾和胃)하는 약물로 비위(脾胃)의 기능을 튼튼히 하고, 순기해울(順氣解鬱)하는 약물로 막힌 기운을 풀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소화불량의 증상을 개선하고 위장기능을 정상화하여 입냄새를 제거하며 재발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근본적인 구취 제거는 단순히 입냄새 없애는법을 검색해보거나 입냄새제거제를 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정확한 입냄새원인을 찾아서 입냄새제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입냄새 자가진단을 해본 후,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온다면 구취원인을 진단받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치료를 마친 후에도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을 지켜야 오래 좋아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인스턴트나 밀가루, 찬 음식 등을 되도록 삼가고 음주 및 흡연을 되도록 멀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적당한 운동을 통해 심신을 다스리면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체계적이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각기 다른 입냄새 원인에 따른 개인별 맞춤 구취 치료를 받는다면, 구취를 제거하고 장부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리고 적절한 한약 복용과 침 치료를 통해 입냄새뿐만 아니라 구취 원인에 따른 여러 동반 증상 또한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의료기관에서 상담 후 받은 처방이 아닌 인터넷에서 검색으로 얻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무분별하게 따라할 경우 개인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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