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판막이 손상되면서 심장으로 혈액이 원활하게 전달되지 못하고 다리로 역류하는 혈관질환이다. 중년 여성이 이 질환에 취약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직업적인 이유이다. 중년 여성 중 상당수가 서비스직, 사무직에 종사하거나 주부인데, 이 경우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하지정맥류가 나타나기 쉽다.
두 번째 이유는 갱년기로 인해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면서 체중이 증가하고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복부비만이 직접적으로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리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높이기 때문에 하지정맥류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종아리 근력이 약해지는 것도 하지정맥류의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 종아리 근육이 가진 강력한 펌프 기능은 정맥의 혈액순환을 돕는 제 2의 심장이지만, 중년이 되면 종아리 근육 역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면서 점차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정맥의 혈액순환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하지정맥류로 이어질 수 있다.
신촌서울하정외과 전정욱 원장은 “중년 여성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신체적 변화가 하지정맥류의 발병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며 "하지정맥류의 대표적 증상인 다리의 혈관 돌출 외에도 다리가 자주 붓거나 무거운 느낌, 피로감, 종아리 통증, 야간경련, 저리는 증상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정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증상이 가벼운 편이라면 압박스타킹 처방, 약물요법 등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도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다만, 하지정맥류가 상당히 진행되었거나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고주파 정맥 폐쇄술, 레이저 정맥 폐쇄술, 베나실, 클라리베인과 같은 수술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증상에 따라 2~3가지 치료를 병행하는 복합 맞춤 치료를 적용할 경우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전정욱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자연 치유를 기대하며 방치했다간 피부 착색이나 혈전, 궤양, 괴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미하더라도 의심 증상이 나타나거나 다리에 불편한 느낌이 든다면 꼭 의료진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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