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술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이 많았으나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비만인구가 늘면서 지금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전체 지방간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2만8368명에서 2019년 9만9616명으로 무려 251.2%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About,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한 가지 병이라기보다 가벼운 지방간에서부터 만성간염, 간경변증에 이르는 다양한 병을 포함한다. 단순히 지방만 끼어 있고 간세포 손상은 없는 가벼운 지방간, 간세포 손상이 심하고 지속되는 지방간염, 심지어는 복수나 황달 등을 동반하는 간경변증(간경화)이 생기는 경우까지 병의 정도는 다양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만 침착되고 간 손상은 없는 경미한 경우가 많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간세포가 손상되는 간염과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 악성 종양인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 당뇨병이 있는 사람, 고지혈증을 가진 사람들에서 지방간을 같이 동반한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여성 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 등)를 포함한 여러 가지 약제를 오래 복용하여도 지방간이 올 수 있다. 급작스러운 체중 감량이나, 체중 감량을 위한 수술 후에도 심한 지방간이 올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은 인구집단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보고되는데 일반인의 20~40%, 비만인의 60~70%까지 보고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는 “대부분의 지방간은 가벼운 병이지만, 지방간 환자 10명 중에 한명은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되었을 경우 서서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각한 간질환인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며 “지방간은 별문제가 아니라고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About, 비알코올성 지방간 증상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가끔 간이 위치한 오른쪽 상복부가 뻐근하거나, 피로감이 심해지기도 한다. 우연히 해본 검사에서 간수치(ALT, AST)가 상승되어 있다고 하여 알게 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그래서 당뇨병이나 비만이 있는 사람은 불편한 증상이 없어도 간기능 검사를 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지방간의 진단을 위해서는 간이 나빠질 수 있는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와 간의 모양을 보는 초음파 검사(또는 CT, MRI 검사)가 필요하다. 드물게는 간의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후 결정이 필요하다.
◎ About, 비알코올성 지방간 자가진단
1. 허리둘레나 체중이 정상수치보다 높다.
2. 당뇨병 또는 고지혈증이 있다.
3. 평소 패스트푸드나 튀김 등 고칼로리 음식을 즐긴다.
4. 일주일에 2회 이상 야식을 먹는다.
5. 호르몬제 등 특정 약물을 장기 복약 중이다.
6. 갑자기 체중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등 변화가 있다.
7.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피로와 권태감이 지속된다.
8. 소화가 잘 안되고 가스가 차는 느낌이다.
9. 오른쪽 상복부에 가끔 뻐근한 느낌이 든다.
10. 소변이 진한 갈색을 띠고 대변의 색이 밝아졌다.
위의 증상 중 3개 이상 해당될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을 받을 것이 권장된다.
◎ About,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와 관리
우선 지방간은 관련된 인자들 즉 당뇨병, 비만, 관련 약제 등의 원인을 치료해야 간도 좋아질 수 있다. 술이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생약제 등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고, 이미 사용하고 있는 약제들에 대해서는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 조절이 잘 되도록 치료를 받아야 하고 고지혈증이나 혈압 치료도 받아야 한다.
김강모 교수는 “대부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체중 감량, 적절한 식사요법, 그리고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며 “지방간은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일 체중을 재고 섭취한 음식을 기록하면 자신의 식사 습관을 알게 되고 식습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식사를 거르지 말고 세끼를 챙겨먹으면서 한 끼 분량을 조금씩 줄이는 것이 권장된다. 과식을 피하고 골고루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삶은 음식, 당분이 들어간 음료수 보다는 물이나 녹차 종류를 먹는 것이 좋다. 사탕, 꿀, 초콜렛, 라면, 도넛, 케익, 삼겹살, 갈비, 닭껍질, 햄, 치즈, 땅콩, 콜라, 사이다 등 열량이 높은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음식을 천천히 먹도록 하고, 눈 앞에 간식거리가 보이지 않도록 치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고픈 상태에서 외식을 하게 되면 과식하기 쉬우므로 외식 전에 약간 배를 채우고 가는 것도 좋다. 과식을 했다면 평소보다 운동량을 늘려서 에너지를 더 소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운동은 지방간 치료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혈압을 내리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혈당 감소, 뼈와 근육을 건강하게 해주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해소시킨다. 운동은 각자의 상황과 체력에 맞도록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수영, 등산, 에어로빅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 할 때 30분 이상 하는 것을 권장한다. 운동의 강도는 몸이 땀으로 촉촉하게 젖고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정도가 좋다. 처음 시작 단계에는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고 간단한 준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중에 가슴 혹은 무릎 등 몸에 통증을 느끼면 중단해야한다.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도움말 :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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