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달리, 현대인들은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고 하더라도 별 다른 준비 없이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물론, 창고에 묵혀 두고 있던 겨울 옷을 꺼내거나 두꺼운 솜이불을 꺼내는 등 나름 준비를 하긴 하지만 온 가족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바쁜 나날을 보냈던 과거에 비해 현대 사회에서 겨울나기의 의미는 많이 쇠퇴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음 놓고 다가오는 겨울을 기다려도 될까?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면 큰 문제 없겠지만, 만성적인 질환을 앓고 있다면 조심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하지정맥류처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일수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에 생긴 문제로 혈관이 확장되면서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아래로 쏠려 부종, 중압감, 종아리 통증, 가려움증, 야간경련 등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는 혈관질환이다.
하지정맥류 환자가 겨울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기온 변화 때문이다. 혈관은 기온이 높아지면 확장되고 반대로 낮아지면 수축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겨울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되지만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난방 기구를 가동시킬 경우 실내가 훈훈해지는데, 이때 수축되어 있던 혈관이 갑작스레 확장될 수 있다.
다리 혈관이 튼튼하다면 이와 같은 변화가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하지정맥류 환자는 다리 혈관의 탄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하지정맥류는 자연적인 치유가 힘든 진행성 질환으로, 악화되면 피부 착색, 피부염, 궤양, 괴사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겨울나기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정맥류 환자라면 겨울이 오기 전 적절한 치료를 통해 다리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꾸준한 운동과 혈관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운동 중 등산이나 계단 오르내리기 같은 운동은 하지정맥류 환자에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삼가고, 걷기, 수영, 다리 근력 강화 스트레칭 등을 하는 것이 좋다.
서울하정외과나창현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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