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기침, 쉰목소리, 속쓰림, 위산역류증상 대표적…장기간 약물로 증상 조절 안된다면 ‘항역류수술’ 고려
만성적인 역류성식도염, 식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위식도역류병은 위의 내용물이 소량씩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며 이러한 역류의 과정이 반복돼 식도 점막이 손상, 식도에 염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역류성식도염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역류는 위와 식도 사이에서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오는 것을 막아 주는 조임쇠 역할을 하는 괄약근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게 된다. 괄약근의 이상은 비만과 같은 복압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기름진 음식, 음주, 흡연에 의해 초래되기도 한다. 특정 음식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커피, 초콜릿, 박하, 오렌지주스 등의 음식이 대표적이다.
위식도역류병은 한 번 발병하면 잘 치료되지 않으며, 증상이 반복돼 심한 역류성식도염을 발생시키는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지속적인 역류성식도염은 식도의 궤양이나 출혈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러한 식도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식도가 좁아지는 식도 협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식도 협착이 심해져 음식을 삼키기 힘든 경우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식도 확장술이나 수술을 요하기도 한다. 또한 만성적인 역류성식도염은 ‘바렛 식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 ‘바렛 식도’는 위식도 역류에 의해 생긴 식도염이 치유되면서 식도 점막 세포가 변형되어 생기는 병이다. ‘바렛 식도’는 세포의 변형 정도가 심하면 식도암, 특히 위식도 경계 부위의 암으로도 진행할 수 있다.
위식도역류병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쓰림과 위산 역류 증상이다. 가슴 쓰림은 명치 부위에서 목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듯한 타는 느낌, 화끈거림, 쓰린 느낌을 말하고, 위산 역류는 신물이나 쓴 물이 명치 부위에서 목구멍 쪽으로 다시 넘어오는 것을 말한다. 잦은 기침, 만성적인 쉰 목소리, 천식, 목이물감 등의 증상이 있을 때도 위식도역류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 두 가지를 고려
위식도역류병의 치료는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 두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약물 치료의 경우 위산분비억제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식도염을 호전시킬 수 있다. 약은 하루 한번 복용해 2달간 치료하게 된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경우 장기간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장기간의 위산분비억제제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나 위산분비억제제 투여로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 치료는 항역류수술이 대표적이며, 위와 식도 경계 부위를 위 조직으로 감싸줘 느슨해진 식도 주변 근육을 다시 조여주는 수술이다. 느슨해진 하부 식도 주변을 조여주면 위 내용물이 역류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위식도역류를 차단하는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이 수술법은 위식도역류병이 많이 발생하는 서구권에서는 매우 흔하게 시행하는 수술이다. 미국에서는 한 해 약 4만 명이 수술을 받고 있고, 대부분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으로 수술하기 때문에 후유증과 합병증도 매우 적다.
위식도역류병 치료에 대한 흔한 오해가 위산 분비 억제제를 복용하는 약물 치료가 위식도 역류 자체를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산분비 억제제 치료의 경우 위산의 분비를 줄여 식도염의 증상을 호전을 기대해 볼 수는 있으나, 식도 괄약근의 이상이 이미 발생했으므로 약물 복용은 역류 자체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근본적인 원인인 역류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항역류수술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원의 연구에 따르면 역류수술치료는 위산분비 억제제 복용 등의 약물 치료보다 장기적 치료의 관점에서 치료비용이 낮고 효과가 우월한 치료 대안으로 분석됐다. 또 비용, 효과에 대한 결정론적, 확률론적 민감도 분석 모두에서 수술치료는 약물치료보다 비용이 적고 효과가 높은 절대우위(Dominate)의 치료 대안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한모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단기간의 약물 치료로 위식도역류병은 완치되기 어려운 만성적인 질환이며,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물의 용량을 감량하면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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