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광명병원 정영훈 교수, 관상동맥질환 한국인에서 서구인에 비해 ‘염증 수치’가 절반가량 낮음 확인
그 동안 학계에서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여 한국인이 서구인에 비해 ‘염증 수치’가 낮다는 보고가 있어 왔고, 최근의 대규모 임상연구들은 ‘염증 수치’가 관상동맥질환의 진행 및 위중한 사건 발생의 주요한 원인임을 재확인하고 있다. 이에 정영훈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스텐트 시술을 받은 관상동맥질환군(협심증 및 심근경색)을 대상으로 한국 환자의 ‘염증 수치’ 확인 및 장기 예후와의 관련성을 확인하여 학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심장학회 저널인 ‘JACC Asia’ 최신호에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 교수와 창원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 안종화 교수 연구팀의 논문이 게재됐다. '동아시아 환자에서 잔류 염증 위험과 관상동맥중재술 후 사건과의 연관성’(Residual Inflammatory Risk and its Association With Events in East Asian Patients After Coronary Intervention)’이란 제목으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지속적인 ‘고염증 수치(고감도 C-반응단백 2mg/L 이상)’를 가진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사망률 및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이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요한 것은, 스텐트 시술을 받은 4562명의 한국인 환자에서 약물 치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고염증 수치’를 가질 확률은 18.3%로 서구인(36.5%)에 비해서 약 1/2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인에서 ‘고염증 수치’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및 사망율이 서양인에 비해 낮다는 것을 뒷받침하며, 한국인이 왜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된 사망율이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인지를 설명해 준다.
또한 이번 연구는 대규모 연구에서 임상효과가 증명된 ‘콜키친’ 같은 항염증 치료제의 경우, 한국인에 있어서는 대상자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콜키친’의 임상효과는 염증수치의 감소와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염증 수치가 낮은 한국인에서는 이 약제의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영훈 교수는 “연구를 통해 한국인과 서구인의 ‘지속적 고염증군’의 유병율 차이를 확인했고, 이는 지난 10년 여간 주장해 온 ‘한국인 맞춤형 심혈관계 적정치료’ 개발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지지하는 결과이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인에서 향후 임상에 도입될 ‘항염증 치료제’에 대한 적절한 환자군을 가려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영훈 교수는 2012년 ‘동아시아인 패러독스’를 발표한 이후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적정 항혈전제 치료 전문가 합의문을 3차례 주도하였고, 관련하여 NEJM, Lancet, JAMA 등의 세계적 학술지에 10 차례에 걸쳐 레터 형식의 분석 내용을 발표했다. 현재 아시아 심장학회(Asian Society of Cardiology) 부회장, 혈소판-혈전연구회 회장 및 순환기의공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코로나 감염증 및 종양 혈전증 등에서 인종간 혈전 성향 차이 등을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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