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생기는 주부습진은 물, 세제, 비누 등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음식점 주방에서 일하는 경우, 주부, 장갑을 착용한 채 손을 오랫동안 쓰는 연구원, 의사 등에서도 생길 수 있다. 물이나 세정제 등을 자주 사용하면서 피부가 자극되어 생기는 질환으로 손에 붉은 반점이 동반되고 껍질이 벗겨지면서 손이 건조하고 갈라지는 등의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는 손바닥보다는 손가락이 심한 경우가 많은데, 갈라짐이 심한 경우에는 손을 굽혔다가 폈다가 하는 것도 힘들고 손에 무엇이든 접촉이 되기만 해도 따가운 증상을 심하게 호소하곤 한다.
한포진은 손과 발에 생기는 작은 수포를 동반하는 피부질환이다. 주부습진이 접촉에 의해 피부가 자극되어 생기는 반면 한포진은 정확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다. 땀샘의 기능 이상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조직검사 소견 상 땀샘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는 손과 발에서 땀이 많이 나는 경우 한포진이 흔하게 동반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운 여름철, 스트레스에 의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손바닥, 발바닥에 더 흔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손가락 측면부에도 물집이 생기기도 하며, 처음에는 작고 투명한 형태의 물집에서 시작되었다가 증상이 악화되면 물집이 합쳐지고 색깔이 점점 탁해지면서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한포진 초기의 경우 수포가 동반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포가 터져 각질이 생겨 주부습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때문에 구분이 쉽지 않은데 특히 가려워서 긁게 되면서 수포가 터지는 경우가 많고 피부를 긁게 되어 주변으로 수포가 더 번지거나 상처 난 틈으로 2차적인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긁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두 질환 모두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고, 결국은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만성 질환으로 발전하게 되기 때문에 치료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부습진의 경우 손에 닿는 자극이 원인이 되기 때문에 빠른 호전을 위해서는 물이나 세정제에 대한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한포진의 경우 피부가 두껍고 갈라져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접촉에 의해 악화되는 경우가 아주 흔하지는 않기 때문에 비교적 자극물의 접촉에 대해서는 덜 민감하다고 볼 수 있다. 또, 주부습진과 다르게 한포진은 손에 땀이 많이 동반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손에 나는 땀 분비를 줄이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손은 워낙 접촉과 움직임이 많은 부위인데다가 심장에서 먼 말초 부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피부에 손상이 생겼을 때 회복이 더딘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두 질환 모두 피부 회복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치료를 요한다.
한의학에서는 주부습진과 한포진과 같은 손 질환이 있을 때 악화 요인을 찾아 최대한 악화 요인을 피하도록 한다. 주부습진의 경우 피부 외적으로는 최대한 직접적으로 손에 자극물이 닿는 것을 피하게 하고, 몸 내부적으로는 피부 회복력 저하로 염증 회복이 어려운데다 피부가 두꺼워지고 심한 건조함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여 맞춤 처방이 진행된다.
한포진 역시 스트레스, 더운 날씨, 피로 등 한포진이 악화되는 상황을 체크하고, 손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 어떤 상황에서 땀이 많이 나는지를 고려하여 맞춤 처방을 한다. 결국 손에서 땀이 많이 난다는 것은 불필요한 열감이 손에 많다는 것이다. 이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다한증까지 함께 개선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에는 약침치료, 광선치료, 침치료 등을 병행하고 피부 상태에 따른 관리법 및 식습관까지 꼼꼼하게 관리하여 빠른 피부의 회복을 돕는다.
손에 나타나는 피부질환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가려움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주고, 노출이 많은 부위여서 사회생활을 할 때도 위축이 되게 한다. 그동안 손에 있는 질환을 방치해두거나 제대로 진단을 받지 않고 심할 때 마다 연고를 쓰기를 반복하였다면 정확한 진단과 함께 바른 치료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미소로한의원 박윤경 원장)
하수지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