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대 수명이 늘어났고 이에 건강을 좀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한 관리에 열을 기울이는 사람이 많아졌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풍부한 영양소가 담긴 식단을 섭취하면서 건강관리를 하는 것인데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화의 시작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노화가 원인이 되어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여러 가지다. 보통 관절이나 척추 질환을 먼저 떠올리지만 '난청' 역시 노화가 주범이다.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만 65세 4명 중 1명에게 난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75세는 3명 중 1명, 85세는 2명중 1명, 95세부터는 모두가 난청에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과하게 사용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난청을 호소하는 젊은층 환자들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어 더 문제가 되는데, 안타깝게도 다른 질환과 비교했을 때 난청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 아니기에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그러나 난청은 당장 생명을 앗아가지는 않지만 정상적인 일상생활 자체에 큰 어려움과 불편함을 초래한다. 잘 들리지 않아 타인과의 소통이 힘들어지고 여러 명이 대화를 할 때에는 대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 점점 세상으로부터 소외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이는 곧 우울증으로 이어지며 청각 중추의 위축으로 치매 위험까지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미국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 의과대학과 국립노화연구소에서 노인성 난청과 치매와의 연관성을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청력이 정상인 경우에 비해 경도 난청(26~40dB)의 경우 치매발생률이 평균 1.89배, 중등도 난청(41~70dB)은 3배, 71dB이상의 고도 난청의 경우에는 4.94배 높게 발생했다. 치매가 발생하는 빈도는 난청이 심할수록 더욱 증가했다.
이처럼 방치 시 우울증, 치매의 주범이 될 수 있는 난청은 반드시 적절한 시기에 진료를 받아야 하며 약물치료나 보청기, 수술적 치료 그리고 청각 재활 훈련 등의 도움을 얻어 난청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이 중 청력 보조기기인 보청기는 난청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던 소리를 개선하여 정상적인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게 돕는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정신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 난청이 의심된다면 그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본인의 청력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맞춤 치료를 진행하길 권한다.
단, 보청기를 착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의료진과의 심층적인 상담 후 본인의 귀에 꼭 맞는 것을 착용해야 한다. 귀에 맞지 않는 보청기를 사용하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데다 불편함만 더 커질 수 있다. 또 난청이 악화되거나 유발되지 않도록 평상시 청력에 무리를 가할 수 있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글 : 더웰내과의원 이차희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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