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나는 이유는 신체의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체온이 올라가면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시상하부)를 통해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땀 분비가 일어난다. 분비된 땀은 증발하면서 피부 표면을 냉각시켜 체온이 감소하게 된다. 땀은 이처럼 체온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는 경우에는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이 ‘다한증’이다.
다한증은 열이나 심리적인 자극에 신체가 민감하게 반응해 땀 분비가 과도하게 일어나는 질환이다. 필요 이상의 땀이 손과 발, 겨드랑이, 얼굴 등에 발생해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심한 경우, 다한증으로 강박증 또는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 신경정신과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신경정신과 질환을 앓으면서 얼굴땀 증상이 나타나는 안면다한증이나 손, 발 다한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행여 땀냄새라도 나지 않을까하는 심리적 불안감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적지 않다.
이렇게 다한증은 심리적 긴장, 불안상태와 관련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다한증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반대로, 다한증이 치료되면서 발한량이 줄어들어 사회적 관계의 어려움이 해결되자 불안과 긴장도, 사회적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교감-부교감 신경 균형이 깨져 신체 조절 능력이 약해지고 불필요한 과다 발한이 일어날 수 있어 자율신경계의 기능조절을 통해 교감-부교감신경의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또 다한증은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통해 증상을 개선시키고, 심리적 긴장을 완화시킨 상태를 만들어 치료 이후에도 호전상태를 유지하는 것까지 경과를 지켜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한증과 함께 동반될 수 있는 대인기피증은 사회공포증 또는 사회불안장애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타인 앞에서 창피를 당하거나 당황스러워 보일 수 있을 것 같은 사회 불안을 경험한 뒤 여러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사회 공포증 환자들은 크게 두 가지 정도의 발현 인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나는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으로 필요이상으로 이 시스템이 예민할 수 있고, 이외에는 편도체의 공포반응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뇌기능의 불균형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한증과 관련이 있는 사회공포증 등 동반된 신경정신과 질환에는 진정제나 신경안정제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다한증을 치료할 때에는 우선 전신질환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깔끔한 성향의 사람들일수록 다한증으로 인한 강박 증세, 다한증으로 인해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리게 되면서 대인기피증 등 정신질환이 심화될 수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완치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개선하고 호전 상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발한 중추의 조절력을 키우며, 두뇌의 민감도를 제어하는 힘을 함양시켜주어야 한다.
과도한 땀과 이로 인한 냄새, 생활에서의 불편감 등을 넘어 사회적 관계의 저하까지 우려된다면, 대인기피증 테스트, 자가 진단 후,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겠다.
(글 : 해아림한의원 최정곤 원장)
하수지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