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호흡보조 필요한 환자, 3개월 이상 재택의료 장기 이용할 가능성 높아 ... 환자 특성 고려한 포괄적인 재택치료 필요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선영 교수팀(한요한 전임의,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퇴원 후 재택의료를 이용한 환자 655명을 대상으로 환자의 특성과 의료서비스 필요를 분석한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재택의료는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이 환자의 가정에 방문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대병원은 고령화와 의료기술 발전으로 증가한 재택의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재택의료팀(통합케어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연구팀이 지난 10년간 서울대병원 입원치료 후 재택의료(가정간호)를 이용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약 50%가 암환자였고 20%는 루게릭·파킨슨병 등 신경계질환자였다. 재택의료 이용 환자 3명 중 2명이 중증질환자였던 것이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환자가 집에서 필요로 했던 의료서비스를 질환별로 분석했다. 그 결과, 암환자는 ▲중심정맥관 관리(43.5%) ▲욕창, 장루 등 상처 관리(36.7%) ▲담도배액관, 경피적 신루절개술 등 배액관 관리(22.1%)를 주로 필요로 했다.
암환자들은 암치료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여러 의료기기를 갖고 퇴원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환자가 집에서도 의료기기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신경계질환자는 ▲위루관, 비위관 등을 이용한 식이 보조(80.5%) ▲인공호흡기, 기관절개관 등을 통한 호흡 보조(43.4%)의 필요가 컸다.
신경계질환은 질병 진행에 따라 식이·호흡 등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이 저하되므로, 퇴원 후에도 이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또한 이용 기간을 분석한 결과, 재택의료를 3개월 이상 장기 이용한 환자는 전체의 30%였다. 특히 호흡보조와 식이보조를 필요로 했던 환자들이 재택의료를 장기간 이용했다.
연구팀은 지속적으로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중증질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이들이 요양병원이 아닌 집에서도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의료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영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급성기 치료 후 퇴원한 중증질환자의 상당수가 집에서도 지속적인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재택치료를 희망하는 중증질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재택치료 서비스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급성기 치료 후 관리 및 장기 관리 학회(The Society for Post-Acute and Long-term Care Medicine)의 공식 학회지 ‘JAMD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Directors Associ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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