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천제하,최주애 저서 ‘피임약 처음 먹어요’ 책에서 본문 발췌하였다.)
Q1. 피임을 목적으로 할 때, 어떻게 복용해야 하나요?
피임을 목적으로 한다면 ‘복용 시점’이 정말 중요하다. 복용 시점에 따라 피임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리를 시작한 첫 날, 피임약 복용을 시작해야 한다. 이 때는 콘돔과 같은 다른 피임법을 병행하지 않아도 괜찮다.
피임약은 식사와 관계없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1알씩 복용하면 된다. 계속 피임을 하고 싶다면 21정짜리 약의 경우, 21일 동안 복용을 한 후 7일간의 휴약 기간을 갖고 8일째부터 새로운 약을 복용한다. 28정짜리 약은 휴약기 없이 계속 이어서 약을 먹으면 된다.
Q2. 피임약을 먹으면 언제부터 피임효과가 생기나요?
피임약을 먹으면 먹는 즉시 피임 효과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단, 복용법을 제대로 지켰을 때에만 그렇다. 생리 첫날부터 복용하면 피임약 안에 들어있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에 의해 호르몬이 조절되는데, 그 결과 배란이 억제되고 수정과 착상이 잘 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피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걱정 때문인가 피임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에 대해 오해가 많다. 피임약을 처음 복용하면 효과가 바로 없고, 1~2주 뒤부터 효과가 있는 게 아니냐고 많이들 알고 있다. 혹은 처음 복용이면 한 통을 다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여성의 호르몬 주기를 한번 생각해보자. 생리를 시작하고 보통 2주 뒤가 배란일이기 때문에, 생리 시작일부터 피임약을 복용한다면 복용 1일 차부터 2주 차 사이에 정자와 난자가 만날 수 없다. 즉,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배란기(임신 가능한 시기) 전에는 임신이 되지 않는 기간이다. 하지만 여러 원인으로 배란기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피임약을 생리 첫날부터, 매일 같은 시간에 제대로 복용한다면 피임 효과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시점부터 바로 생긴다고 할 수 있다.
Q3. 휴약기 동안에도 피임이 되나요?
7일간의 휴약기 동안에도 피임 효과는 유지된다. 21정짜리 피임약을 먹으면 21정 복용이 끝나고 7일 간 휴약을 해야 한다. 이 휴약 기간 동안 소퇴성 출혈*이 일어나게 되고, 휴약한 지 8일 째부터 새로운 포장의 피임약을 복용한다. 피임약 장기 복용 시 21정 복용, 7일 휴약을 계속 반복하게 된다. 이때 7일간의 휴약 기간 동안에도 피임 효과는 유지된다.
*소퇴성 출혈: 휴약기에 나오는 출혈을 흔히 ‘생리’라고 하지만 정확한 표현은 ‘소퇴성 출혈’이다. 소퇴성 출혈은 생리와는 다르게 배란 없이 나오는 출혈이며,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면서 자궁 내막이 떨어져 나오는 과정이다.
Q4. 생리를 미루고 싶을 때, 어떻게 복용해야 하나요?
실제로 피임 목적이 아니라 생리를 미루고자 피임약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생리 예정일 7일 전부터’ 복용을 시작하여 식사와 관계없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1알씩 복용하면 된다. 미루고 싶은 날짜까지 쭉 이어서 복용하고,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생리는 2~3일 이내로 나오게 된다.
만일 생리 예정일이 2~3일 밖에 남지 않았다면 피임약을 복용하더라도 생리를 미루기가 어렵다. 곧 다가오는 생리를 미루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휴가, 여행, 시험과 같은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면 꼭 미리 체크해서 피임약을 일찍 준비해두도록 하자.
Q5. 생리주기가 불규칙한데 생리를 미루고 싶다면?
생리 주기가 규칙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일주일 전부터 복용하더라도 생리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생리 예정일 10~14일 전부터 복용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만일 생리 예정일이 언제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다면, 생리를 미뤄야 하는 중요한 일정의 첫날로부터 14일 전에 복용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중요한 일정 동안 생리를 피할 수 있다.
(글 : 약사 천제하, 최주애)
하수지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