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연세더바른병원정호연원장(정형외과전문의)
김포연세더바른병원정호연원장(정형외과전문의)
하이힐이나 발 볼이 좁은 신발을 즐겨 착용하는 사람은 발 안쪽으로 엄지발가락이 모여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엄지발가락이 바깥으로 꺾이면서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과하게 휘거나 그 위로 올라타는 형태로 변할 수 있으며, 엄지발가락 부분의 관절이 툭 튀어나와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을 ‘무지외반증’이라고 한다.

무지외반증은 과거에는 서양인들에게서 주로 발병했지만, 서구 문화의 유입으로 하이힐을 착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 발병률도 점점 느는 추세다. 하이힐 외에도 높은 깔창을 깐 신발을 신었을 때 발생할 수 있으며, 남성보다 유연한 관절을 가진 여성에서 발병률이 15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천적으로 가족력(유전적 요인/대개 모계 유전 확률이 높음)에 의해서도 발병할 수 있으며, △관절면 각이 과다한 경우 △평발 or 넓적한 발 or 엄지발가락이 긴 발인 경우 △과도하고 유연한 발 등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밖에 류마티스 관절염의 합병증도 발병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무지외반증은 돌출 부위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엄지발가락이 꺾이면서 돌출된 부분이 신발 등에 의해 지속한 자극을 받아 두꺼워지고, 해당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2, 3번째 발가락에도 영향을 줘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통증으로 인해 엄지발가락에 체중을 싣지 않고 걷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습관은 발목, 무릎, 허리 등에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고, 척추·관절 질환까지 이어질 수 있어 초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환자마다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외형적인 변형만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더욱 정확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의사 진찰과 방사선 촬영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진찰 시에는 △ 엄지발가락 관절 안쪽의 돌출 정도 △2, 3번째 발가락과의 겹침 정도 △통증 여부 △2, 3번째 발가락의 통증 여부 △관절의 운동 범위 △아킬레스건 단축 여부 △편평족 여부 △관절의 유연성 등을 고려한다. 이어 방사선 사진은 발에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촬영해, 변형된 각도를 측정하여 최종 진단한다.

무지외반증은 뼈 모양 자체의 변형이 일어난 상태로, 발가락 교정기를 착용해도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 도수 교정 치료, 보조기 착용, 돌출 부위를 자극하지 않는 운동화 등의 편한 신발 착용 등의 보존적 치료로 발가락이 더 꺾이는 것과 통증이 조금 감소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환자의 나이와 발가락뼈 변형 정도, 통증 여부 등을 고려해 적합한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는 돌출된 뼈를 깎아내고 내외측으로 치우친 뼈를 잘라 각도를 교정해 짧아진 근육과 연부 조직을 늘려주는 수술법이 시행된다.

무지외반증 치료는 발가락이 휘어진 각도와 변형된 정도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지만, 휘어진 발가락은 보존적 치료만으론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으므로 수술이 필요하다. 무지외반증 수술 시 뼈 모양을 바꾸거나 교정하기 위해서는 뼈 모양 전체의 정렬을 맞춰야 하므로, 뼈 일부를 절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후천적 요인에 의한 무지외반증은 예방이 가능하므로, 발볼이 좁은 신발과 뒷굽이 높은 신발은 가급적 신지 않도록 주의하고, 오래 걸었을 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이나 족욕 등을 통해 발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평소 앞 볼이 넓은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글 : 연세더바른병원 정호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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