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로 류전정보 활용... 암종에 제한 없이 특정 유전자 변이에 대응

ASCO2023맥코믹플레이스현장
ASCO2023맥코믹플레이스현장
지난 6월 7일, 2023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이하 ASCO) 연례학술대회가 종료했다. 5일간 진행되는 이 대회는, 그해 전세계 가장 최신의 항암치료 관련 연구들이 발표되는 자리로, 올해는 국내 연구자는 총 139건의 구연 및 포스터에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려 역대 최다의 성과를 냈다.

이번 대회에서 발표된 최신 지견에서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별로 주목할만한 연구를 살펴본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최신 표적치료제 연구에 대해 “적용 암종은 넓어지고 타깃은 정교해졌다”고 평했다.

암 치료에서도 정밀의료가 보편화되며 개인의 유전정보 등을 토대로 한 최적화된 치료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에 모든 암종에 제한 없이 특정 유전자 변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치료 효과를 증진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들의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트라스트주맙엠탄신(T-DM1) 효과 확인, KOSMOS II에 긍정 영향
올해 ASCO에서는 한국형 정밀의료 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한항암요법연구회를 비롯한 5개 기관이 공동 진행 중인 KOSMOS II 임상연구의 경과가 포스터로 공개됐다. 이 연구는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NGS)을 시행, 각 환자의 유전자 변이에 맞춘 약물 요법의 효율과 임상적 혜택을 확인하고자 전국 31개 기관에서 사전 계획된 1,000명의 대상자 중 251명의 환자가 연구에 참여해 진행 중이다.

특히 KOSMOS II 임상연구에 활용 중인 것과 동일한 약제에 대한 연구가 이번 ASCO에서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중 MoST 2상 임상연구는 HER2 변이나 증폭이 있는 32명의 진행성 고형암 환자에서 트라스트주맙엠탄신(T-DM1)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다. 분석 결과, T-DM1 투여군은 4.5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PFS)과 18.2개월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을 보였다.

DESTINY-PanTumor02 2상, HER2 양성 고형암 표적치료가능성 확장

또 다른 연구는 DESTINY-PanTumor02 2상 임상연구이다. 지난해 유방암에서 기립 박수를 받았던 항체약물접합체(ADC) 트라스트주맙데룩스테칸(T-Dxd)은 이 연구의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치료가 어려운 HER2 발현 고형암 환자(요로상피성 방광암, 담도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췌장암과 더불어 두경부암 및 장 선암종 등 포함)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T-Dxd 투여군은 HER2 발현 고형암 환자 267명에서 37.1%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으며, 이중 절반 정도에서(49.6%) 12개월 후에도 반응이 이어졌다. 이상반응은 이전 연구와 일치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연구진 이현우 교수(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는 “본 연구는 HER2 양성 고형암 환자를 위한 표적 치료의 가능성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나아가 환자의 유전자 특성을 기반으로 한 개인맞춤형 암 치료에 있어 특정 암종에 국한되지 않고 표적 또는 유전자 변이 등에 따른 치료제 개발이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이성 유방암, 리보시클립 병용 효과… 최적의 CDK4/6 억제제 치료 순서도

동시에 HER2 음성, HR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표준 치료로 자리잡은 CDK4/6 억제제와 호르몬치료 병용요법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NATALEE 임상연구는 수술한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3년간 내분비요법 단독군과 리보시클립 병용요법을 비교했다. 리보시클립 병용군은 침습적 무질병생존기간(iDFS) 및 3년 무질병 생존률(DFS)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이 연구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의 17개 기관이 활발하게 참여했다.

또한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서 최적의 CDK4/6 억제제 치료 순서를 확인하기 위한 SONIA 임상연구 결과도 공개됐다. 연구 결과, 무작위배정 후 질병이 2차 진행되기까지 혹은 사망까지의 시간(PFS2)은 1, 2차 투여군간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으며(31개월 vs. 27.8개월), 1차 치료군에서 이상반응이 더 자주 보고됐다. 이에 CDK4/6 억제제를 2차 치료에 사용하는 것을 더 선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연구진 임승택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혈액종양내과)는 “현재 대한항암요법연구회에서도 CDK4/6 억제제가 포함된 여러 치료 요법의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라고 소개하며 “향후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 국내 환자에 대한 CDK4/6 억제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묻는 말에 답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CDK4/6 억제제 외에 CDK 경로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제에 대한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CDK2 선택적 억제제 PF-07104091은 내분비 요법과 CDK4/6 억제제를 포함해 2개 이상의 치료를 받은 HR 양성, HER2 음성 진행성 및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1상 임상연구에서 양호한 내약성과 항암 효과를 보였다. CDK4/6 억제제 투여 후 진행된 환자의 18.8%가 부분반응(PR)을 보였으며, 37.5%가 안정병변(SD) 상태로 확인됐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