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중 눈 동맥이 막히는 경우가 뇌졸중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뇌와 마찬가지로 눈에서도 동맥이 막히는 경우에는 안과적 응급 상황으로서 수 시간 내에 응급치료에 들어가지 않으면 시력을 영구히 잃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이에 반해 눈 정맥이 막히는 것은 뇌출혈과 같은 경우로, 막힌 정맥 혈관이 터지게 된다. 망막에 있는 4개의 큰 정맥 가지 중 1-2개가 막히는 ‘망막 분지정맥 폐쇄증’과 눈에서 시신경 다발을 통해 나오는 눈 정맥 자체가 막히는 ‘망막 중심정맥 폐쇄증’이 있는데, 전자는 그 예후가 비교적 좋은 경우도 있다. 후자 역시 막힌 정맥이 수 일에서 수 주 내에 다시 열리기만 한다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수의 환자들이 시력을 잃게 되는 상황까지 가기 때문에 발병 시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예방 또한 강조되어야 한다.
대부분 당뇨나 고혈압 같은 전신질환의 합병증으로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실명이 되었다면 딱히 회복할 방법은 없다. 다만, 정맥폐쇄증으로서 시력을 완전히 잃은 상황이 아니라면, 최근에는 나쁜 혈관이 새로 자라 눈 속을 더 망치게 되는 것을 막아주기 위해 눈 속에 혈관내피세포 성장억제 항체를 주사하여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이 질환에서는 이차적으로 올 수 있는 합병증(안내출혈, 이차성 녹내장 등)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이에 대해 정기적인 진료와 필요 시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만일 합병증으로 인해 눈 속 출혈이 가라앉지 않거나 염증으로 인해 섬유막이 생겨 유발되는 견인성 망막박리가 발생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유리체절제술이라는 망막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수술은 전신마취 또는 국소마취로 진행되는데, 수술 후의 예후는 망막혈관이 부분적으로만 막혔던 경우에는 비교적 좋은 편이나 망막 중심정맥 폐쇄증, 망막 중심동맥 폐쇄증, 이차성 녹내장 합병의 경우에는 그 예후가 불량하다. 이 질병은 전신질환의 한 유형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전신 질환에 대한 철저한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 눈사랑안과 오상준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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