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열상은 피부의 깊은 부분까지 찢어진 상처를 말한다. 근육, 인대, 신경, 혈관 손상 등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수술이 요망되며 성형외과 분야 중 안면외상재건에 해당한다. 심부열상 뿐만 아니라 절상(베인 상처), 찰과상(벗겨진 상처), 얼굴뼈골절, 안와골절 등과 같은 얼굴 외상은 다른 부위와 달리 기능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심미적으로도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고 때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소아의 경우 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장애, 안면비대칭 등의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다
서울연세병원 조상현 병원장은 “얼굴재건이란 단순히 모양만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얼굴의 각 부위에 있는 근육과 인대, 신경까지도 재건하는 것을 의미한다. 갑자기 다쳤을 때 상처부위를 빠르게 소독하고 2차 감염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재건성형을 할 수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골든타임 8시간 이내 수술해야 기능적, 심미적 복원에 매우 유리하며 괴사 조직을 제거한 후 근육층, 피부층 등을 세밀하게 층별봉합 수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2023년도 상반기 전국 수련병원 68곳 중에서 성형외과 전공의 모집 지원율은 70명 모집에 110명이 몰린 157.1%를 기록했다. 단 한곳도 정원이 미달된 곳은 없었다. 하지만 주어를 '재건성형'으로 바꾸면 상황은 달라진다. 성형외과에서 재건성형 비중은 50%를 넘나들지만 미용성형에 가려 인식은 낮다. 수술 강도와 수가는 반비례한다. 0.5mm 이하 혈관을 봉합하는 미세재건 수가가 30~40만원대에 불과하다. 15년이란 시간을 참아내며 재건성형 전문의가 되도 노력에 비해 평가는 낮고 편견이 많다. 인건비와 유지비용은 치솟았지만 30년째 수가는 동결상태이다. 저수가, 저평가에 지원자가 줄어 수도권 대학병원을 제외하면 전문의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한성형외과학회 장학 이사장은 “성형외과는 1, 2차 세계대전 부상자 치료에서 출발했고 그 뿌리는 외과다. 성형외과도 필수의료(생명과 연관된 의료)라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특히 사고로 심각하게 무너진 신체를 재건하고 결손 부위를 되살리는 게 바로 성형외과 전문의다. 재건성형분야다. 그런데 워낙 인식이 낮다 보니 필수의료는 고사하고 일반 의료정책에서도 재건성형 중요성을 납득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아무리 작은 상처도 성형외과 전문의는 심미성을 고려해 치료하지만 별도의 비용 보전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최근 인기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외과의사들의 치열한 의료현장에서의 모습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드라마 소재에서도 알 수 있듯 외상의 부위는 광범위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외상을 당할 확률이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는 지금, 의사들 조차도 힘든 분야를 선택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현실이다. 응급실을 전전하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많아지고 있다. 얼굴을 크게 다쳤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살아 간다면 그 또한 산 목숨은 아닐 것이다. 의료정책이나 환경이 지금보다 나아지고 개선되어야 드라마 속 낭만닥터들처럼 환자의 생명과 삶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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