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의 정신 잇는 의료봉사단... 재난 선포된 충청남도 부여군 찾아 올해 3, 4번째 농어촌의료봉사 펼쳐

6월6일,산불로인한특별재난지역중하나인충남부여군세도면에방문한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의무료진료소현장.
6월6일,산불로인한특별재난지역중하나인충남부여군세도면에방문한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의무료진료소현장.
국내에서 처음으로 1943년 '간부분절제수술', 1959년에 '대량간절제수술'을 성공시킨 한국 간 외과학의 실질적 창시자로 꼽히는 성산 장기려 박사는 한편으로는 진정한 인술을 펼친 한국의 슈바이처라 부르기도 한다.

그는 6.25 중 부산 영도에서 천막 병원을 세워 피난민들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하며 85세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무료 진료와 사회봉사활동을 쉬지 않았다. 그의 천막 병원은 현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으로 이어졌다.

그런 그의 정신을 받들고 이어가고자 후배 의료인들이 만든 것이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이다. 장기려 선생처럼 도움이 필요한 곳에 먼저 달려가 인술을 베푸는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은 1997년 설립된 후, 26년간 국내 및 해외 의료사각지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NGO 단체로, 현재 약 80여 명의 의료진과 약 2,500명의 봉사자들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과 7월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충청남도 부여군을 찾아 필요한 시기 필요한 곳에 손을 내밀며 지역 주민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봤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의세도면무료진료소에서봉사단들이주민들에게치과진료를하고있다.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의세도면무료진료소에서봉사단들이주민들에게안과진료를하고있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의세도면무료진료소에서봉사단들이주민들에게치과진료를하고있다.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의세도면무료진료소에서봉사단들이주민들에게안과진료를하고있다.
산불 특별재난지역 부여군 세도면에서 진행된 올해 3번째 농어촌봉사

먼저 6월 6일 방문한 곳은 지난 6월 산불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충남 부여군 세도면이다. 봉사단의 올해 3번째 농어촌 의료봉사 활동으로 산불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 중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지역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방문했다는 설명이다.

봉사단 관계자는 “사전 답사 당시 6월부터는 농번기라 많은 주민들이 방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약 130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검진을 받고 보건 예방 교육에 참여했다”며 “예상보다 많은 수혜 인원의 뒤에는 구자건 세도면장, 이연희 복지팀장 등 세도면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의 홍보와 노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활동에서는 농사일을 하는 주민들 대다수가 관절염을 앓고 있어, 물리치료와 일상생활에서 이를 예방하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쿨타월을 활용한 건강 체조 교육’이 눈길을 끌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의세도면무료진료소에서봉사단들이주민들에게치과진료를하고있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의세도면무료진료소에서봉사단들이주민들에게치과진료를하고있다.
이번 활동은 장여구 단장장(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외과)을 포함해 주호민(외과 전문의, 세화약품주식회사 대표), 김희진(중앙대학교병원 치과), 심재철(화순연세안과 원장), 정희영(이순신고등학교 보건교사), 박효주(약사) 등 전문 의료진과 의료봉사단원 등 총 30명의 단원들이 참여해 약 130명의 주민들에게 총 300여 건이 넘는 진료(내과, 외과, 안과, 치과, 초음파, 물리치료)와 보건예방교육(다제약물교육, 올바른 마스크 쓰기 교육, 올바른 손 씻기 6단계 교육)을 제공하였으며, 모든 과정을 마친 주민들에게는 LG생활건강의 지원으로 생활필수품이 전달되었다.

7년째 블루크로스농어촌의료봉사단을 이끌어온 장여구 단장(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외과)은 활동 시작 전 “휴일에도 참여해 준 여러 의료진 선생님과 단원들에게 고맙다. 힘들더라도 여러분이 나눠준 땀방울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는 시작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통해 단원들을 격려했다.

마음까지 치료한 충남 부여군 남면, 네 번째 농어촌봉사

그 다음 4번째 농어촌봉사 지역은 충남 부여군 남면이었다. 이들은 지난 2일 남면 소재 행정복지센터에서 마을주민 약 80여 명을 대상으로 농어촌 맞춤 종합 진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날 이뤄진 진료과 프로그램은 정형외과, 내과, 외과, 안과, 치과, 정신건강의학과, 초음파, 물리치료 등의 의료서비스와 다제약물교육, 만성통증 완화를 위한 어르신 건강 체조 등 보건 예방 교육 등으로 장여구 단장을 포함한 의료진과 봉사단원 28명이 참여했다.

2일충남부여군남면소재행정복지센터에서마을주민약80여명을대상으로진행된어촌맞춤의료진원과보건예방교육
2일충남부여군남면소재행정복지센터에서마을주민약80여명을대상으로진행된어촌맞춤의료진원과보건예방교육
특히 노인성 우울증 및 상담을 위해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윤지영 원장(동대전정신병원)은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으로 다행히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어르신들이 느는 추세“라며 “정신적인 고통은 단순히 참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어르신들의 우울, 불안, 자살 충동 등은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기 바란다”라고 말한다.

정신과 진료 경험은 공유가 잘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여전히 심리적인 장벽이 높은 편이다. 특히 농촌의 경우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접근성이 낮아 노인 우울증의 조기발견 및 치료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 및 상담 등 다각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충남부여군남면에서진행된네번째농어촌봉사에서지역주민들의노인성우울증및상담이이뤄지고있다.
충남부여군남면에서진행된네번째농어촌봉사에서지역주민들의노인성우울증및상담이이뤄지고있다.
휴일에도 진료소를 찾은 고인숙 남면장은 “부여군 안에서도 남면은 지리상 가장자리에 위치해 의료 접근성이 특히 낮다.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찾아 준 장여구 단장과 의료진, 단원들에게 정말 고맙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함과 동시에 온종일 무료 진료소를 지키며 찾아준 주민들을 격려했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은 1997년 7월 창단 후 국내의 노숙자, 영구임대아파트 주민, 외국인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운영해왔으며, 1999년부터 그 영역을 넓혀 캄보디아, 라오스, 필리핀, 미얀마 등 해외 오지 농촌마을의 의료 사각지대를 찾아다니며 의료를 지원했다.

2010년에는 ‘미래의 대한민국은 청소년이 만든다’다는 취지 아래 청소년의료봉사단 창단하고 자선바자회, 청소년봉사대회, 올바른 기부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 및 청소년 봉사활동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촌재능나눔 의료단체로 등록돼 도시에 비해 인구 밀도가 적고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농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내·외과, 정형외과, 안과, 치과 등 진료와 보건교육 등 올바른 건강정보를 농촌 주민에게 알리는 데 힘쓰고 있으며, 올해 강원도 횡성을 시작으로 농촌 이동 진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 손봉호 이사장은 “앞으로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농어촌 의료봉사 활동뿐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과 건강한 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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