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주은연∙최수정∙KAIST/IBS 김재경 교수 연구팀 불규칙한 수면에도 각성도 정확히 예측하는 수리 모델 개발
의학과 수학의 융합적 연구를 통해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교대근무자의 각성도를 정확히 예측하고, 원하는 시간대에 각성도를 극대화하면서도 실천이 쉬운 유연한 수면 패턴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개발되었다.
사람의 생체시계는 낮/밤 주기에 적응해 낮에는 높은 능률을 가지고 밤에는 회복을 위한 수면을 유도한다. 하지만 인공 조명의 발명 이후 현대 사회에서는 일반적인 근무시간에서 벗어나 야간에도 높은 각성도와 능률을 요구하며, 실제로 전체 노동 인구의 약 20%가 교대근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규칙한 수면 패턴은 과도한 주간 졸음 유발로 업무 수행 효율성 감소와 업무 관련 부상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임상간호학연구소 최수정 교수팀은KAIST 수리과학과/IBS 의생명수학그룹 김재경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매 순간의 각성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원하는 시간대에 높은 각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실천이 쉽고 유연한 ‘수면 패턴’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교대근무자들의 근무 전후 각성도와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해 수집한 수면패턴을 분석함으로써 야간 근무에 높은 각성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수면 패턴을 찾고자 했으나 쉬운 일은 아니였다.
단순히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것으로는 원하는 시간에 높은 각성도를 유지할 수 없음을 발견했으며, 미국 국립 직업안전위생연구소 및 기존 연구들이 제안하는 여러 천편일률적인 수면 중재가 서로 상충할 뿐만 아니라, 실천하는 것조차 어려움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교대근무자들의 누적된 불규칙한 수면 기록을 모두 반영하여, 매 순간의 각성도를 예측하는 수리모델을 개발했다. 이 수리모델은 교대근무자들의 근무와 수면 패턴에 따라 변동하는 일주기 리듬 (Circadian rhythms)과 수면 압력을 정확히 시뮬레이션하여 각성도를 예측하도록 설계되었다.
연구팀은 수리 모델을 이용해 저녁/야간 근무 전 특정 수면패턴을 취했을 때의 각성도를 예측해 여러 수면패턴과 비교한 결과, 야간 근무 직전 혹은 직후에 몰아서 수면을 취하는 것보다, 근무 직후 일주기 리듬에 맞는 최소한의 수면만을 취한 후 야간 근무 직전 충분한 낮잠을 취하는 것이 근무 중 높은 각성도를 유지할 뿐 만 아니라, 생체리듬에 맞지도 않은 시간대에 억지로 자거나 강제로 일어날 필요가 없음을 발견했다.
또한 근무 직후 최소한의 수면만을 취하므로 수면 압력이 증가하여, 다음 근무 전에 취하는 낮잠에 쉽게 들 수 있어 적응형 생체 분할 수면 (Adaptive Circadian Split Sleep)이라고 명명한 본 수면 패턴은 개인의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수면 일정을 조절할 수 있어 실생활에 적용하기도 쉽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적응형 생체 분할 수면을 기반으로 한 수면 중재를 실생활에서 구현하기 위해, 연구에서 사용된 수리 모델을 삽입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중이다. 23년 9월 완성을 목표로 하는 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자동으로 수집되는 수면 패턴을 이용하여 현재의 각성도를 예측하며, 다음 근무를 위한 적응형 생체 분할 수면 패턴을 계산하여 제공하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주은연 교수는 “올 하반기부터 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한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시행할 예정이며, 교대근무 뿐만 아니라 불규칙한 생활이나 시차로 인해 발생하는 수면장애를 해결하는데 ‘가장 최적화된 수면 중재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KAIST 수리과학과/IBS 의생명수학그룹 김재경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수리 모델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곧 개발될 예정으로, 많은 교대 근무자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 및 삼성생명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KAIST/IBS 송윤민 학생,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IBS 박세호 학생,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이수진 연구원이 함께 참여하여 국제 학술지 ‘SLEEP’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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