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청안과의원김용대원장
SNU청안과의원김용대원장
인구의 고령화와 젊은 당뇨 환자의 증가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망막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과 당뇨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망막병증은 가장 대표적인 망막질환으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망막 조직을 망가뜨려 시력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따라서 이러한 질환의 예방과 조기 발견, 치료에 힘써야 한다.

망막질환이 무서운 이유는 망막 조직의 재생이나 복원이 현대 의학 수준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망막은 안구 내벽에 붙어 있는 얇은 신경막 조직으로,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와 동일한 기원으로 발생한 조직이기 때문에 각막, 수정체 등과 달리 다른 사람의 조직을 이식하거나 인공재료로 대체할 수가 없다. 따라서 망막질환으로 인해 망막이 손상되어 발생한 시력 결손은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대부분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즉, 망막에 생긴 일은 없었던 일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같은 망막질환은 예방이 최선이며, 40세 이상부터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망막의 상태를 확인하고 망막질환의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

황반변성은 노화가 주요 발생 요인으로 꼽히는 질환인데,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노폐물이 축적되어 변성이 일어나는 건성 황반변성과 신생혈관이 발달하여 출혈 등을 초래하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구분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증상이 그리 심하지 않지만 습성 황반변성은 짧은 시간 안에 시력이 뚝 떨어지고 실명에 이를 수 있어 가급적 건성 황반변성 단계에 발견하여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망막병증은 높은 혈당과 잦은 혈당 스파이크로 인해 망막의 미세 혈관이 막히고 손상되어 발생한다. 이 질환은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길면 길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뇨망막병증도 비증식 당뇨망막병증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구분하는데 이 중 후자의 경우가 더욱 위험하다.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기존 혈관 대신 신생 혈관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신생혈관은 정상적인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삼출, 출혈이 될 위험이 크며 가급적 신생혈관이 발달하기 전에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치료법 중 하나로는 안구 내 주사가 있다. ‘유리체강 내 항체주사’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를 억제하는 물질을 눈 속에 직접 주입하는 치료로, 정상적인 망막 시세포를 보존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관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혈관의 투과성을 감소시켜 신생혈관이 발달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망막 손상의 주요 원인이 되는 출혈 및 부종에 효과가 있어서 습성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망막정맥폐쇄 등 망막질환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어떤 환자들은 눈 속에 주사를 맞는다는 사실이 너무 공포스러운 나머지 다른 부위의 혈관이나 근육 등에 주사를 놓으면 안 되느냐 질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부위에 주사를 놓을 경우, 눈 속 깊은 곳에 있는 망막에 약물 성분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어 치료 효과가 떨어지며 약물 복용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망막 치료에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안구 내 주사가 불가피하다. 눈 속에 주사를 놓는다 하더라도 마취 안약 등을 이용하여 진행하기 때문에 생각만큼 고통이 크지 않으며 안전성도 충분히 확인된 치료법이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주사 치료를 받은 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안구 내 주사를 맞은 후 하루 정도는 세수, 눈을 비비는 행위 등을 삼가야 한다. 주사를 맞은 곳이 아물 때까지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또한 항생제 안약을 의사의 처방과 지시에 따라 점안해야 하고 임의로 점안을 중단하거나 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안대를 착용하거나 절대 안정을 취할 필요는 없지만 주사 후 염증이 발생하거나 안압이 오르지는 않는지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통증, 시력저하, 충혈 등의 증상이 생긴다면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글 : SNU청안과의원 김용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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