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물질 장기간 분비되면 자가면역질환, 전신적 염증질환, 만성 통증질환을 초래 ... 최근 스테로이드 대신 전기생리학 관점 전기자극치료도 주목
염증은 △자상, 타박상, 화상, 자외선 같은 물리적 원인 △각종 독소나 산화제 같은 화학적 원인 △세균,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원인 같은 외인성 요인에 유발된다. 또는 혈액순환장애, 대사이상, 자가면역반응, 과도한 면역반응, 효소 또는 호르몬의 기능적 장애 같은 내인성 요인에 의해 유발된다.
과거에는 감염이나 상처에 의한 염증에 중점을 뒀지만 현대의학은 대사이상, 부적절한 면역반응, 유전적 이상, 효소·호르몬 기능장애 등에 의한 내인적 또는 전신적 염증반응에 초점을 두고 연구와 치료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C-반응단백(C-reactive protein, CRP)라는 표지자다. 0~1mg/dL 범위이면 전신 염증이 존재할 가능성이 없음을 의미한다. 3mg/dL 이상이면 전신 염증을 우려할 수 있다. 5~20mg/dL이면 활동성 염증이나 세균감염이 있음을 의미한다. 20mg/dL 이상이면 중증의 감염이나 상해가 있는 것으로 판정한다.
CRP의 검사 민감도를 10배가량 높인 게 고감도 C-반응단백(high sensitivity C-reactive protein, hs-CRP)로서, CRP가 정상 범위라 하더라도 질병에 가까운 상한치에 놓인 사람과 이보다 훨씬 건강한 하한치를 가려내는 데 유용하다.
그래서 hs-CRP는 심혈관질환의 과거력이 없는 성인에서 향후 심혈관질환(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예측하는 표지자로 쓰이기도 한다. 이처럼 전신염증은 심장질환(죽상경화증)이나 당뇨병(인슐린저항성) 발생을 전망해보는 바로미터로 활용되기도 한다.
hs-CRP 혈중 농도가 1㎎/L 미만이면 저농도(저위험), 1~3㎎/L이면 중간 농도(평균위험), 3㎎/L 초과면 고농도(고위험)으로 분류한다. 10㎎/L 이상이면 심근경색, 암, 류머티스관절염, 루프스 같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체내에 염증을 유발하는 구체적인 물질로는 히스타민, 브래디키닌(bradykinin), 인터루킨-1, 인터루킨-2. 인터루킨-6, 종양괴사인자(TNF),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 염증성 프로스타글란딘 등이 꼽힌다. 이들 염증유발물질은 몸에 해로운 것을 분해하고 몸에 경고 신호를 보내므로 존재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장기간 분비되면 자가면역질환, 전신적 염증질환, 만성 통증질환을 초래하게 된다.
몸이 휴식을 취하지 못하도록 들볶고, 스트레스·피로·우울감·불안감·불면증 등에 쪄들어 사는 사람일수록 만성염증에 노출되기 쉽다. 달고 짜고 기름진 패스트푸드 및 인스턴트식품을 오랜 시간에 걸쳐 과식 또는 폭식하는 것도 고혈당, 유해활성산소 등을 통해 만성적인 전신 염증반응을 유발한다.
만성적인 염증으로 유발된 만성통증은 당장 생명에 위협을 가하지는 않지만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삶을 피폐해지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흔히 사용되는 것이 스테로이드 주사제다. 염증과 통증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어 자가면역질환은 물론 허리디스크(척추간판탈출증), 오십견, 관절염 등에 두루 쓰인다.
문제는 스테로이드를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주 장기간 사용한다는 점이다. 스테로이드는 단기간에 염증 및 통증을 조절해주는 역할만 할 뿐 만성적인 통증 및 염증에 대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될 수 없기에 투여를 중단하면 언제든지 통증과 염증이 재발할 수 있다. 게다가 스테로이드는 비만(체중증가)이나 혈당 상승, 연골손상, 무혈성괴사증, 당뇨병, 골밀도저하, 피부연화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장기연용을 삼가야 한다.
최근에는 만성적인 염증 및 통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도 활용된다. 장기간 염증과 통증에 노출된 사람의 세포는 음전하가 방전된 상태다. 이런 세포에 음전하를 충전시켜 세포가 다시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모멘텀을 만드는 게 엘큐어리젠의 간명한 치료원리(기전)다. 더욱이 실제 임상현장에서 효과가 가시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해당 치료를 위한 ‘엘큐어1000’은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올해 1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로 등록됐다. 100~800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3000V의 고전압으로 세포에 흘려보낸다.
전기생리학 관점에서 세포는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미네랄 이온을 교환하는 배터리와 같다. 세포에 전기에너지가 부족해 병들고 약해지면 미토콘드리아 활성도가 점차 떨어지면서 병들고 약해져 염증이 나타나고 통증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관절염, 족저근막염, 척추디스크질환, 오십견, 당뇨발 등 수많은 염증 및 통증질환에 적용해본 결과 8회(2개월) 이상 치료한 사람은 증상의 강도가 60% 이상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급성통증이 만성통증으로 고착화되기 전에, 가급적 통증 초기에 치료를 진행해야 빠른 치유 및 우수한 증상 개선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만약 기존 여러 치료에도 불구하고 쉬이 해소되지 않는 통증이 반복적으로 느껴진다면 엘큐어리젠요법과 같은 치료법도 고려해 볼 것을 권한다.
(글 : 연세에스의원 심영기 원장)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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