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동물병원김정희수의사
잠실동물병원김정희수의사
반려동물의 정상 체온은 사람보다 조금 더 높은 37.5°C~39.1°C 사이이다. 요즘처럼 날씨가 더워지면 반려견, 반려묘가 느끼는 체감 온도 또한 점점 높아진다. 날씨가 더워지면 유달리 귓병으로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반려동물들이 많아진다. 귀가 붓거나 가려워하고, 냄새가 난다는 등의 호소를 하는 이 귓병은 대부분 외이도 관련 질환이 많다. 왜 날씨가 더워지는데 외이도에 질병이 발생하는 것일까? 이번 컬럼에서 여름이 오기 전 반려동물 외이도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외이도란 귓바퀴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관이다. 이 외이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외이도염이라 한다. 사람의 외이도는 일(一)자로 생긴 반면, 강아지, 고양이의 외이도 모양은 L자로 꺾여 있다. 이런 반려동물의 귀 구조는 해부학적으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고 습도가 높아지는 우리나라의 여름은 계절적 특징과 더해져 세균이나 효모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쉽다. 특히 귀가 덮여 있는 품종인 비글, 푸들, 코카스파니엘, 리트리버 등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외이도염은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귀를 심하게 긁는 모습, 이물감으로 인해 계속 머리를 터는 모습, 귀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 증상, 귀가 붉게 부어오르는 증상 등을 보인다. 이때 귀를 긁다가 생긴 상처에 세균이 들어가 감염될 수 있으니 반드시 넥카라를 씌워 주는 것이 좋다.

외이도염의 원인은 세균 및 효모 등의 진균 감염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외부기생충, 아토피, 알레르기,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있다. 외이염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중이염, 내이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이염과 내이염이 심해질 경우 안면마비가 오고 청력이 손실될 수 있으니 외이염이 의심되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우선 검이경을 통해 기생충 유무, 고막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한다. 외이도염이 있는 강아지, 고양이는 귀 내부에 발적, 끈적한 귀지, 고름, 용종 등이 보일 수 있다. 세균이나 진균 감염이 의심되면 검체를 채취해 염색해 살펴보는 현미경 검사를 진행한다. 외이도염은 한 번 발생하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보호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해서는 안 되며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약물 복용을 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귀를 깨끗하게 청소한 후 외이도 부위에 조사하면 염증과 통증을 경감시켜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일차적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재발한다면, 호르몬의 문제는 없는지, 전신 질환을 동반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검사 후 문제가 없다면 아토피, 알러지에 대한 접근을 해 볼 수 있겠다.

반려동물 외이도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한 귀청소이다. 귀 세정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시중에 파는 반려동물용 귀세정제를 찰랑거릴 정도까지 외이도에 충분히 부어 주고 마사지 해 주면 귓속의 분비물이 녹을 것이다. 이후 귀 밖으로 흘러나오는 분비물을 부드러운 탈지면이나 솜으로 닦아 준다. 귀 주위의 털이 길고 많다면 짧게 자르거나 뽑아 주는 것도 좋다. 귀 관리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사람이 사용하는 면봉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면봉은 귀 점막 손상 뿐만 아니라 이물질이 고막까지 밀려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지나치게 자주 청소해 주는 것 역시 귀 건강에 좋지 않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귀 상태에 따라 주기를 조절해야 한다. 보통은 목욕 주기와 맞추어 목욕 후 청소해 줄 것을 권장한다.

이미 외이도염이 발병한 반려동물들은 귀의 통증 때문에 귀세척을 심하게 거부할 것이다. 외이도염이 발병했을 경우에는 가정 내에서 귀세척을 권하지 않는다. 내복약을 처방받고, 적절한 세척 및 소독을 위해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것을 추천한다.

(글: 잠실동물병원 김정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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