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동물의료센터유제혁원장
아프리카동물의료센터유제혁원장
개의 심장병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세포자멸사(apoptosis)가 개의 심장병 발병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포자멸사는 세포가 스스로 죽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를 억제하는 방법이 개의 심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세포자멸사는 생체 내에서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이 과정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심장 근육 세포가 빠르게 사멸하여 심장 기능이 저하되고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의 심장병에서도 이러한 세포자멸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최근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영국, 에딘버러 대학교의 수의과 대학 레이첼 R. 블레이크 연구팀은 심부전을 앓고 있는 개에서 세포자멸사의 증가를 발견했다. 레이첼 R. 블레이크 연구팀은 "세포자멸사는 정상적인 세포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지만, 심장병이 진행되면서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심장 근육 세포를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세포자멸사를 억제하여 심장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방법은 항산화제와 항세포자멸사 약물의 사용이다.

* 항산화제 : 항산화제는 활성산소종(ROS)을 중화시켜 세포자멸사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타민 E, 비타민 C, 코엔자임 Q10 등이 항산화제로 사용될 수 있다.

* 항세포자멸사 약물 : 연구팀은 Bcl-2 단백질을 증가시키는 약물이 세포자멸사를 억제하고 심장 세포를 보호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Bcl-2는 세포자멸사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이를 활성화하는 약물은 심장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유전자 치료 :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를 통해 세포자멸사를 억제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이 방법은 특정 유전자를 조작하여 세포자멸사 과정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 연구 사례에서는 심부전을 앓고 있는 8살 된 골든 리트리버가 항산화제와 항세포자멸사 약물 치료를 받은 후 3개월 만에 심장 기능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골든 리트리버의 주인은 "이 치료를 통해 우리 반려견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반려견들이 이러한 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포자멸사 억제 방법은 개의 심장병 치료에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공한다. 연구자들은 추가적인 임상 시험을 통해 이 방법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고, 이를 실제 치료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포자멸사 억제는 개의 심장병 치료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항산화제, 항세포자멸사 약물, 유전자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세포자멸사를 억제함으로써 심장병의 진행을 늦추고 반려견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수의학계의 지속적인 연구와 발전이 필요하다.

(글 : 아프리카 동물의료센터 유제혁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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