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들의 뇌에는 ‘알파 시뉴클린(α-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이 구조 변화를 거친 뒤 ‘루이 소체’라는 덩어리로 축적되어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질병 발병과 신경퇴행의 중요한 역할에 관여하고 질병에 대한 병리학적 특징을 지닌 '알파 시뉴클린' 단백질을 측정하고 표적으로 삼는 방법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미국 텍사스 대학교 프레이저 교수팀과 생명공학 회사 백시니티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파킨슨 진단 테스트는 뇌척수액을 사용하여 비정상적인 알파 시뉴클린 수치를 측정할 수 있게 하였다. 프레이저 교수는 "알파 시뉴클린과 같은 비정상적인 형태의 단백질은 상대적으로 적은 양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영상촬영 등을 통해 감지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세포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뭉치는 경향이 있어 측정하거나 파악하기가 더욱 어려웠었다. 자칫 알츠하이머병 유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나 타우와 구조적으로 유사해 보일 수 있어 알츠하이머병으로 오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정상적인 형태의 단백질을 채취하여 환자의 척수액에 넣고 비정상적인 단백질 응집체가 정상적인 단백질을 끌어 당기는 신호를 증폭시켜 변형된 세포만 표적하여 형광 신호로 볼 수 있는 형광브로브 방법을 이용했다. 여기에 단백질이나 몸 안의 변화 등을 알아낼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를 적용했다. 이 방법은 환자들로부터 더 많은 데이터를 얻어 파킨슨병을 유발시키는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파킨슨 병에 걸릴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 등을 구별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 해당 진단 방법은 연구에서만 사용되지만 더 많은 검증을 거쳐 사용 승인을 얻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는 지난 2019년 혁신적인 기술로 분류하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 개선하라고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백시니티 공동설립자이자 CEO 메이메이 휴는 “질병치료에 있어서 사전진단이 어렵다면 어둠 속에서 총을 쏘는 것과 같다. 이 검사는 파킨슨병 뿐만 아니라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 비정상적인 알파 시뉴클린 단백질 세포를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도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도파민 세포치료제’를 뇌 속(중뇌)에 주입한 결과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능력 향상에 뛰어한 효과를 보였고 약효소진 및 보행 동결현상이 호전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팀은 파킨슨 환자 12명에게 베이줄기세포 유래 도파민 세포치료제를 뇌 속에 이식한 뒤 1년 가량 추적 관잘한 결과 수술의 안전성과 치료의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지난 6월 25일 발표했다. 12명의 임상 대상자 중 저용량 세포를 투어(약 315만개)한 후, 1년이 넘은 환자 3명의 경우 MRI와 CT 검사에서 이식과 수술에 대한 부작용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유효성에서도 운동능력 회복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뇌 영상(FP-CIT-PET)에서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생착을 의미하는 도파민 수송체가 관찰되었다. 이것은 파킨승병 증상 호전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나타낸다. 해당 임상시험은 계획에 따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2년까지 추적 관찰할 예정이다.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치료제 개발자인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는 “이번 임상 세포치료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도파민 신경세포 분화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미국 배아줄기세포 임상결과보다 도파민 세포순도 및 이식한 도파민 세포 생존율이 우수했다. 이제는 증상 완화적 치료를 넘어 뇌에 죽은 도파민 세포를 교체해 주는 근본적인 치료로 발전해 갈 것이다.”고 말했다.
장진우 교수는 “12명 대상자 중 1년이 경과한 3명에 대한 평가이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는 것은 파킨슨병의 치료에 있어서 매우 의미있는 결과이다. 앞으로의 추가 임상실험에서도 좋은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뇌수술 정위기능신경외과학 분야의 세계적 명의로 알려져 있는 장교수는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정년퇴임 후 올해 3월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에서 진료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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