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에는 혈관 내 혈전이 생성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땀을 많이 흘리며 체내 수분이 줄어든다. 이때 혈액의 점도가 높아질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끈적하게 변한 혈액으로 혈전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또한 체온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 혈관의 수축과 이완 작용이 활발이 진행되며 혈관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
미국심장학회의 연구에서도 기온이 32도 이상 올라가면 심근경색 환자가 20%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 간 국내에서 심근경색으로 진료를 본 환자 수는 여름철(6~8월)이 48만 3천여 명이었으며, 겨울철(12월~2월)은 47만 1천여 명이었다. 또한 5년 간 심부전으로 진료를 본 환자도 여름(59만 2060명)이 겨울(57만 4779명)보다 많았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심장내과 오승욱 교수는 “일반적으로 일교차가 심한 시기에 심장 질환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혹서기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평소 혈압 이나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가 있다면 덥고 습한 날씨에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탈수를 피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아 한다”고 말했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고령의 나이 ▲비만 ▲음주·흡연 ▲만성질환(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가족력 등이 있다.
더위로부터 심장 건강을 지키는 수칙은 간단하다. 폭염 경보나 주의보가 발효됐을 때 특히 만성질환자나 노인,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가급적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실외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으로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수분 섭취는 카페인 음료보다는 생수로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옷차림은 열흡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고,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승욱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뇌혈관질환과 함께 분초를 다투는 초응급질환”이라며 “만약 참을 수 없는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 어지럼증, 식은땀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면 지체없이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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