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쓰는 말처럼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도 음식을 씹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도 없다. 치아가 없으면 치조골(잇몸뼈)은 흡수되기 때문이다. 치아가 없는 부위는 패여서 폭과 높이가 낮아진다. 틀니를 오래하면 치아와 보철 사이에 공간이 생기고 씹는 기능이 낮아지는데, 치조골이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치조골 부족은 노화, 충치, 치주염, 사고 등의 원인으로 서서히 흡수되고 약해진다. 치아가 없는 상태로 오래 방치하거나 틀니를 오랜 기간 사용한 경우, 치주질환으로 치아를 잃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치조골의 양은 임플란트 수술 성공을 가르는 중요한 요건이 된다. 튼튼한 지반 위에 건물을 올리는 것과 모래사장 위에 쌓은 건물을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과 자재를 사용한다 한들 모래사장 위에서는 소용없다.
임플란트도 마찬가지다. 임플란트 구조물이 단단하게 자리 잡으려면 잇몸뼈의 지지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치조골이 충분치 않다면 정상적인 식립이 불가능하기에, 부족한 치조골을 보완하는 뼈이식이 필수이다.
뼈이식 과정을 생략하고 무리하게 임플란트를 식립한다면 픽스처 노출이나 흔들림, 탈락을 유발해 재수술을 해야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오랜기간 틀니를 사용했다거나 치아 상실로 잇몸뼈 흡수가 일어난 경우, 선천적으로 잇몸이 약하다면 임플란트 전 뼈이식 필수다.
뼈이식은 부족한 잇몸 뼈를 보충하고 2-3개월 경과 후 골유착이 충분히 되면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골이식재를 활용해 이식한 후 식립하기 때문에 정상 수준의 강도로 사용할 수 있다. 골이식재는 자가골(본인 뼈), 동종골(타인의 뼈), 이종골(동물의 뼈), 합성골(인공으로 만든 뼈) 등이 있다. 각각의 특성을 살펴보고 의사와 충분한 상담해 적합한 재료를 선택해야 한다.
일반인이 느끼기엔 자가골 만이 제대로 붙어서 내 뼈가 되는 것이고, 다른 이식재는 내 뼈처럼 제대로 붙어 있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골이식재가 철컥 하고 그대로 붙어 내 뼈의 일부가 되는 것이 아니다. 몸의 세포들이 이식재를 흡수하면서 내 뼈를 채우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식재의 종류에 대해 고민하거나 겁을 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시술자의 경력과 노하우, 양질의 뼈이식재 사용이다. 자가골은 채취할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고 추가적인 수술을 받아야하는 부담으로 인체 뼈와 유사한 구조와 특징을 가진 이종골 이식재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종골은 감염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고, 골형성력 또한 우수해 임플란트의 높은 수명 기대할 수 있다. 경제적인 장점도 갖추고 있는 만큼, 합리적인 뼈이식을 고려한다면 해당 재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뼈이식은 임플란트 고정체가 식립될 위치에 뼈가 충분치 않아 임플란트의 골유착이 어려울 때 필요한 치료이다. 임플란트 고정체의 골유착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 충분한 양의 건강한 뼈로 둘러싸여야 하기 때문에, 뼈이식은 필수적인 치료라고 볼 수 있다.
고난도 수술인 만큼 일반적인 임플란트보다 관리 면에서도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최소 2주 정도는 술과 담배를 금지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은 혈관을 확장해 수술 후 염증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담배의 니코틴은 잇몸의 상처 치유를 지연시키고 임플란트와 뼈가 단단하게 붙는 것을 방해한다. 흡연은 임플란트 수술 실패의 주요 원인이며,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수술 후, 꾸준한 정기검진을 통해 병원에서 강조한 주의사항의 준수는 물론, 평소 치아와 잇몸 주변의 청결 유지에 힘써야 한다.
(글 : 고르다치과의원 강남점 고상훈 대표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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