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경추통 환자 170만 명, 일자/거북목은 250만 명 넘어서
- 목뼈의 C자 곡선 무너지면 인대-근육 약화, 디스크 탈출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70만 명 이상의 환자들이 경추통(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으며, 최근 5년 사이 20% 증가했다. 목의 통증은 다양한 이유로 나타날 수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잘못된 자세를 장기간 유지하는 습관으로 경추(목뼈)의 곡선이 무너지는 것이다. 실제로 일자목, 거북목 증후군과 같은 경추의 변형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지난해 250만 명을 넘어섰다.
총 7개로 이뤄진 경추는 뇌에서부터 시작되는 척수신경을 보호하며 옆에서 봤을 때 완만한 C자 곡선을 이루고 신체에서 가장 무거운 머리를 받치고 있다.
강북연세병원 척추클리닉 최일헌 병원장은 “경추가 정상적인 곡선일 때는 하중이 고르게 분산되지만, 목뼈가 일자 형태를 띠는 일자목, 역C자 형태인 거북목 등의 변형이 일어나면 목뼈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 등에 과부하게 발생한다”면서 “이것이 지속되면 목부터 등까지 만성적인 뻐근함과 통증이 나타나고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까지 일어나 목 디스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 질환은 목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제자리를 이탈해 신경을 누르며 통증이 발생하는 데, 이때 통증이 어깨와 팔, 손가락까지 뻗어 나가는 방사통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마비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한 해 100만 명에 달하는 환자들이 목 디스크 질환으로 병원을 찾고 있는 만큼 평소 목 건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목뼈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을 유지하려는 반드시 노력이 필요하다.
◇ 키보드와 마우스는 배쪽으로, 틈틈이 스트레칭 하는 게 좋아
목뼈의 C자 곡선을 망가트리는 가장 안 좋은 자세가 장시간 고개를 숙이거나 목을 앞으로 빼고 등을 굽히는 자세다. 흔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자세가 된다. 목뼈는 5~7kg에 달하는 머리를 지탱하기 때문에 고개를 숙이거나 앞으로 뺄 경우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인대, 근육 등이 긴장상태가 지속된다. 이것이 장기간 지속되면 구조물들이 약해지면서 목뼈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해 정상적인 곡선이 무너지게 되고, 목뼈에 많은 하중이 전달된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추고 키보드와 마우스의 위치를 배 쪽으로 당겨 팔꿈치의 각도를 90도 정도로 만들어야 목이 앞으로 빠지고 등이 굽는 자세를 피할 수 있다.
또 일자목이나 거북목과 같은 목뼈의 변형은 굽은 어깨(라운드 숄더)를 동반하기 때문에 함께 교정해야 한다. 평소 자세는 가슴을 활짝 펴주고 턱을 조금 당긴 자세가 바람직하다. 스트레칭도 중요한 데, 양 손을 등 뒤로 마주 잡고 아래로 내려주며 견갑골(날개뼈)이 맞닿는 느낌으로 해주면 좋다. 이때 고개는 뒤로 젖혀 목뼈를 활자로 신전 시켜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한 번 스트레칭 할 때 10초 정도 유지해주고 횟수를 정하기보다는 틈이 날 때마다 해주는 것이 좋다.
◇ 역 C자 곡선 주의해야... 높은 베개, 소파 팔걸이 피해야
C자 곡선을 무너뜨리는 생활 습관 중 대표적인 것이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다. 옆으로 누웠을 때는 어깨 높이 때문에 상관없지만, 바로 누웠을 때 높은 베개를 사용하면 고개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굽게 되어 목뼈의 곡선을 역C자로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소파 팔걸이를 베고 눕는 자세도 마찬가지다. 베개는 높지 않으면서 어깨까지 감쌀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것이 좋다. 또는 목을 받쳐주는 기능성 베개도 목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강북연세병원 척추클리닉 최일헌 병원장은 “일자목, 거북목과 같은 목뼈의 변형 자체가 질환은 아니지만, 목 디스크 질환이나 협착증 등과 같은 척추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목뼈의 정상적인 C자형 곡선을 잘 기억하여 습관적으로 자세를 교정하고 스트레칭 해주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