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의학계가 최근 가장 주목하는 질환군이 바로 자가면역질환이다. 희귀질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지금도 해마다 3~9%씩 증가하고 있다는 추산이다. 전세계적으로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수는 2022년에 2013년 대비 30% 증가했다. 염증성장질환(IBD)은 2021년에 2006년 대비 46% 늘었다.

자가면역질환은 우리의 면역체계가 외부의 바이러스나 세균, 이물질 대신에 실수로 정상 신체조직을 공격하는 것이다. 건선, 아토피피부염, 다발성경화증, 1형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 섬유근육통, 염증성장질환(크론병 및 궤양성대장염 등), 베체트병,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등 익히 알려진 질환의 종류만 해도 100여종이 넘는다.

자가면역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이유는 아직도 명확하게 정립된 게 없다. 유전적 소인, 환경오염·약물·독소·미생물병원체 감염 등 환경적 요인, 식단·수면부족·스트레스·신체활동량 부족 같은 라이프스타일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병률이 날로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중시되던 유전적 소인보다는 최근 들어 환경·생활 습관 요소에 의한 발병이 더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약 5,000만명(전체 인구의 7분의 1 수준)이 자가면역질환의 영향을 받고 있다. 개발도상국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유병률이 훨씬 높다.
이는 선진국에서 기초적인 감염질환과 만성질환에 대한 대책을 어느 정도 세워놓고 자가면역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의료 인프라를 집중시킨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구일수록 환경오염이 심하고, 약물과 독소에 더 노출되며, 경쟁 스트레스를 더 받고, 더 많이 먹고 운동량은 부족한 게 자가면역질환에 취약한 근본적인 요인들이다.

미국 자가면역질환협회는 유전학, 면역학, 생물의학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어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이해 심도는 깊어졌으나 여전히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으며, 대부분 증상을 관리하고 추가 손상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자가면역질환들은 공통적으로 면역세포의 자기 공격이 과도해져 염증반응을 유발하고 조직의 섬유화를 초래한다.

연세에스의원 심영기 원장
연세에스의원 심영기 원장
본래 하지정맥류와 림프부종을 전문 치료하던 필자는 림프부종 환자를 치료하면서 자가면역질환의 병리 및 치료 메커니즘에 눈을 뜨게 됐다. 자가면역질환의 원인 중 하나가 세포 간 신호전달이 두절되면서 뿌연 안개 속에서 아군이 아군한테 총질을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됐다. 신호전달을 방해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게 림프계에서 배출되는 슬러지(노폐물의 누적)다. 모든 염증 및 통증질환에서 림프슬러지가 원인으로 개입하듯 자가면역질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기초 인식 아래 림프해독과 전기자극요법(엘큐어리젠요법)을 통해 세포를 정화하고 림프슬러지를 배출시킴으로써 세포의 자생능력으로 자가면역질환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임상사례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한 대표적 질환이 섬유근육통(Fibromyalgia)이었다. 먼저 환자에게 스테로이드를 끊게 하고, 림프해독 프로그램(마사지, 좌훈, 관장, 식물영양소 섭취 등)을 통해 전신의 림프액을 맑게 하는 기초치료를 했다. 이와 동시에 전압은 높되 전류의 세기가 낮은 특수한 방식의 전기에너지를 환부에 흘려보내는 엘큐어리젠요법으로 림프슬러지를 이온분해해 희석시킨다. 이렇게 하면 장기간 병마에 지치고 스테로이드에 중독된 자가면역질환자의 몸을 세포 단위에서 차츰 회생시킬 수 있다.

정상인의 세포 활성도를 100으로 기준 잡을 때 섬유근육통은 10~20 수준, 암은 5 이하에 불과하다. 섬유근육통 환자는 하루에 3회, 1회에 30분씩 전기자극요법으로 증상이 상당 부분 호전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염증이나 통증으로 병든 세포는 세포내 음전하가 고갈돼 있다. 섬유근육통 환자는 세포의 기능이 거의 바닥 상태여서 엘큐어리젠 치료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음전하를 흡입(충전)하는 것을 전류측정계로 확인할 수 있다.

요컨대 자가면역질환 환자는 거의 대부분 스테로이드에 중독돼 있고, 림프에 찌꺼기가 끼어 세포 간 신호전달이 차단된 상태다. 신호전달이 막힌다는 것은 세포의 생기가 줄어들고, 그 결과 염증과 통증 반응이 만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가면역질환의 다면적 병리 중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치료 과정에서 우려되는 부작용이나 점점 효과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고, 최신 생물학적제제들도 국한된 약리기전을 바탕으로 완치에는 도달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이해한다면 림프해독+전기자극요법은 전인적인 자연치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스테로이드에 중독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포 스스로 자생력을 갖게 하는, 다시 말해 세포에 생기를 돌게 하는 치료로서 독특한 장점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글 : 연세에스의원 심영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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