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증은 가장 흔히 생기는 급성 어지럼증의 하나로, 귀의 전정기관 안에 있는 이석이라 불리는 탄산칼슘 결정체가 제자리를 이탈하여 발생한다. 이석이 반고리관 안에 유입되면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이곳, 저곳으로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내림프액이 부적절하게 흐르면서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지속되며 오심, 구토 등을 유발한다. 양성돌발체위현훈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이 정확한 명칭이지만 통상 이석증이라 불린다.
이석증 환자들은 대부분 잠자리에 눕거나 고개를 한 쪽으로 돌릴 때 등 특정한 동작을 취했을 때 반복하여 어지럼증을 경험하곤 한다. 특정 자세를 했을 때 어지럼증이 느껴지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그 동작을 피하려 한다. 이명이나 난청, 통증 등 다른 귀의 이상을 동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강한 어지럼증은 짧으면 10~20초 지속되며 길어도 1분을 넘기지 않지만 어지럼증이 지나간 이후에도 경미한 어지럼증이 지속되고 균형 감각이 틀어진 느낌을 받게 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불편함이 크다.
나이가 들수록 이석증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데, 노화로 인해 이석 기관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며 이석이 형성되기 쉬운 탓이다.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많이 발생하고 주로 40대 이상 중년층, 노년층 등에게 나타난다. 뼈가 약한 노년층에게 이석증이 생기면 어지럼증으로 인해 낙상 사고를 당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생겼을 때 신경과를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행히 이석증은 다른 어지럼증에 비하면 진단과 치료가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수주에서 수개월 뒤 증상이 가라앉는 경우도 많다. 물론 환자의 불편함을 빠르게 개선하려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편이 좋다.
이석정복술은 가장 대표적인 이석증 치료법이다. 제자리를 이탈해 반고리관 내부를 떠다니는 이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정한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 이석의 움직임을 유도한다. 치료 시간은 약 15분 내외로 특별히 통증이 발생하지 않으며 성공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단, 이석증은 재발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그 중에서는 뇌 질환 등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도 있다. 따라서 어지럼증을 치료할 때에는 무엇이 어지럼증을 유발하는지 그 원인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석증과 다른 원인질환을 정확히 구분하고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어지럼증을 빠르게 개선하기 바란다.
(글 : 천안 이앤오신경과 오형근 원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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