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 산업의 성장은 여러 요인 덕분이다. 첫 번째로,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시행되면서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한국 기업과 협력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덕분에 한국 바이오 산업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급성장도 중요한 요인이다. 바이오시밀러, 항체 치료제,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의 수요 증가로 CDMO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규모는 2026년까지 연평균 12.2% 성장해 3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의약품의 제조공정은 복잡하며, 품질 관리가 엄격히 요구되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CDMO 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최근 몇 년간 이 분야의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며, CDMO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맞춤형 치료와 원샷 치료로 각광받고 있어 CDMO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제약사와 연구기관들은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생산은 CDMO에 의뢰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국내 CDMO 산업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 지원,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정책적 지원은 CDMO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주요 CDMO 기업들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22일 1조7028억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이번 계약을 통해 창립 이래 최초로 연 누적 수주 금액 4조원도 돌파했다. 지난 3월 첫 계약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시 기준 총 9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으며, 연 누적 수주 금액 4.36조원을 기록했다. 10개월 만에 전년도 수주 금액의 20%를 초과 달성한 기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완공 목표로 5공장을 건설 중이며, 완공 시 총 78.4만L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며 글로벌 제약사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 착공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나섰다. 36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이 들어설 예정으로 2030년까지 총 4조 6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기존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기술과 노하우를 흡수해 빠른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1공장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고역가 의약품 생산을 위한 1만5000리터 규모의 바이오 리액터 등을 갖춘다. 회사는 시러큐스 캠퍼스를 통해 확보한 GMP 승인을 바탕으로 품질 중심의 성장을 추진한다. 관계자는 "비록 후발주자지만 품질에 중점을 두고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백신 CDMO 사업의 확장과 더불어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을 목표로 백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CDMO 산업은 앞으로도 고도 성장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와 품질 관리 강화의 과제를 안고 있다. CDMO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술력과 품질 관리의 지속적인 향상이 필수적이다. 또한, 전문 인력 양성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술 교류도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의 높은 수요와 기술적 복잡성으로 인해 CDMO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품질 향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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