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스, 약가 인하와 Medicare 협상 강화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기반으로, 미국 공공 건강보험 프로그램(이하 Medicare)의 일부 고가 약품의 가격을 제약사와 직접 협상하도록 허용한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은 현재 인슐린 등 주요 의약품의 비용을 월 35달러로 제한한다. 해리스 지지자들은 Medicare 수혜자를 위한 약가 혜택을 모든 미국 국민에게 확대하겠다는 해리스의 공약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 제약사들은 미국에서 고가 항암제나 특수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어 이 같은 정책이 실현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약가 인하로 소비자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제약사 입장에서는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트럼프, 국제 약가 연계·의약품 수입 정책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가 인하를 위해 해외 저가 의약품을 미국에 수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는 외국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는 약품을 수입해 미국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 가격 연계 정책(Most Favored Nation Rule)을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약품을 수입하는 경로를 마련하려 했으나 시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 같은 수입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의약품 수출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 특허권 남용 방지·지적 재산권 보호
해리스는 고가 의약품의 특허권 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 연구비를 통해 개발된 고가 약품의 특허를 정부가 회수할 수 있는 '행사권'을 도입하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바이-돌(Bayh-Dole) 법을 기반으로 고가의 특허권 남용을 방지하려는 정책은 공공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제약사들이 특허권을 남용해 고가 약품을 계속해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의 제약사들이 특허권 소송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는 지적 재산권 보호와 자유 경쟁을 강조하면서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 조정을 통해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각 후보의 정책 변화에 따른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당선되든 미국의 약가 정책 변화는 한국 제약사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의약품 수출을 강화하고, 동시에 지적 재산권 리스크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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