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범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교수, 오형철 강사와 이승호 외과학교실 강사, 김영광 가톨릭대 의대 병리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유전자교정 기술인 프라임 편집기를 적용해 돌연변이 유발 및 검출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 기술을 통해 전체 돌연변이 중 95% 이상에서 약물 감수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IF 33.1)’ 최신호에 게재됐다.
폐암 환자에서 표피생장인자수용체(EGFR) 변이는 전체 폐암 환자 중 30%에서 발견된다. EGFR 종양 돌연변이는 ‘티로신키나제 억제제(TKI)’와 같은 표적치료제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표적치료제는 치료 초기에는 좋은 반응을 보이나, 약물 사용 후 1~2년 후에는 새로운 돌연변이의 획득으로 발생하는 약제 내성으로 인해 치료 효과가 감소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는 약제 내성과 돌연변이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약제에 노출된 환자에서 종양 조직을 채취해 저항성 유전 변이를 발굴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환자마다 가진 돌연변이가 다르고 충분한 사례를 확보하기 어려워 단일 돌연변이 수준에서 약제내성을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EGFR 유전자의 대부분의 변이가 관찰되는 티로신키나제 영역에서 모든 형태의 돌연변이를 유도할 수 있는 차세대 유전자교정 기술인 프라임 편집기를 적용해 인공지능 기반의 돌연변이 검출 기술 ‘PEER-seq(Prime editing and endogenous region sequencing)’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PEER-seq 기술은 EGFR 유전자의 돌연변이 대부분이 관찰되는 티로신키나제 영역에서 알고리즘 기반의 프라임편집을 통해 모든 종양 변이 중 95% 이상을 검출할 수 있으며, 해당 돌연변이가 항암제 내성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유전자가위를 통해 세포의 수 변화를 간접적으로 추적했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유전자편집이 이뤄진 유전체 내에서 직접 돌연변이의 약제 반응 정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더 높은 정확도의 기능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PEER-seq 기술을 이용해 돌연변이가 발견된 세포주에 표적치료제 아파티닙과 오시머티닙을 투여한 후 2476개의 변이가 항암제에 저항성을 보이는지 평가했다. 또한 EGFR 유전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폐암 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T790M 변이가 동반된 상태에서 다른 돌연변이가 유도된 ‘복합 변이’ 조합이 항암제 내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T790M이 동반된 상태에서만 알려져 있는 돌연변이들의 항암제 내성 여부가 T790M이 동반되는 않은 상태에서는 상당수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된 변이들이 항암제에 대해 감수성과 저항성을 보이는 특징이 기존 보고와 일치하는지 검증했다. 그 결과, 아파티닙과 오시머티닙 두 개의 약제 및 T790M 변이에 따른 63개의 약제-변이 조합 중 약 59개의 조합에서 기존 보고와 일치하는 결과를 확인하며 PEER-seq 기술의 높은 정확성을 입증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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