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랑구에 위치한 혁신미래학교 신현중 3학년 학생들은 지난 2024년 1년간 마을탐방 프로젝트, 노동인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실천적 배움의 일환으로 마을의 일하는 사람들을 인터뷰 한 내용을 엮어 인터뷰집 '중랑에서 자라나길'을 만들고 노동인권 수업 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해 12월까지 신현중 3학년 학생들은 '중랑에서 자라나길' 인터뷰집과 직접 디자인한 포토카드, 전태일 키링을 노동인권 굿즈로 제작해 마을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북펀딩을 진행했고, 판매 수익금 총 250만 원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기금으로 마련한 것이다.

수업을 기획한 박민영 국어교사는 “2024년 3학년 학생들과 함께 지역 연계 수업으로, 마을 인물을 만나 인터뷰하는 ‘사람-책’ 수업을 진행했다”며 “당시 녹색병원 임상혁 원장과 지역건강센터 사회복지사를 인터뷰이로 만나 녹색병원과 전태일의료센터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하고 여러 자료를 조사해 보니 ‘이보다 더 멋진 노동인권 수업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내친김에 ‘우리 동네에는 이상한 병원이 있다’라는 주제의 노동인권 프로젝트 수업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프로젝트 추진 과정을 전했다.
노동인권 수업에서는 서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의자를 제공하는 <노동자에게 의자를>, 배달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30분 배달제 폐지> 등 다양한 노동환경 개선 사례와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추진 활동 중 하나인 폐지수집어르신을 위한 <이어-줄>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히 학생들은 학교 로비 1층에 전시된 ‘폐지수집운반구’를 직접 만지고 관찰하면서 운반구 개선 방안을 탐구했다. 또 산재 사건을 조사하고 발표하는가 하면, 굿즈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등 살아 있는 수업을 경험했다.
기금 전달식에 참여한 백아영 학생은 “처음에는 ‘노동인권’이라는 말이 어렵고 와닿지 않았는데 수업하면서 중요성을 깨달았고, 이게 잘 지켜져야 나 또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게 됐다. 교과서적인 배움이 아니라, 실질적인 배움이었다”고 소감을 나눴다. 이어 조수빈 학생은 “졸업 전에 이런 수업을 받을 수 있어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 학생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서연 학생은 “노동 수업 받는 내내 일하는 친오빠가 떠올랐다”며 “혹여 ‘일하며 다치진 않을까’라는 생각에 염려되는 한편,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애쓰는 녹색병원이 있어 안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학생들이 직접 만든 책과 물건을 판매한 수익금, 노동의 대가를 전태일의료센터 건립기금으로 받게 되어 굉장히 뜻깊다”며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귀하게 잘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현중 학생들은 북펀딩 홍보를 위해 ‘우사일(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 곡을 합창한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본인의 얼굴을 드러내는 게 꺼려질 법한데도 ‘노래를 부르며 가사가 와닿아 뭉클했다’, ‘기획부터 제작, 홍보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면서 일의 가치를 더 잘 알게 되었다’며 값진 소감을 나눴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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