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타고 다니는 '초미세먼지' 체내 염증 주요 원인
'호흡기·심혈관·피부·안구질환' 심화...장기적 영향으로 사망률 증가해
미세먼지 심한 날엔 황사용 마스크 필수 착용 권고
특히 초미세먼지(PM2.5)는 폐포를 넘어 혈관으로 침투해 몸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소리 없이 우리의 건강과 수명을 갉아먹는 미세먼지는 ‘보이지 않는 적’이다. 미세먼지가 일으키는 질환에 유의하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 호흡기 질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코와 기도를 거쳐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이는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의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혹은 기존 호흡기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킨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폐포를 넘어 혈액 속으로 들어가 혈관을 타고 다니며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이에 폐 기능이 저하된다. 또한 심한 먼지는 코 점막을 건조시켜 기관지염, 알레르기비염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기침, 쌕쌕거림, 가슴 답답함과 같은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미세먼지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 심혈관계 질환
혈액을 타고 전신을 순환하는 미세먼지는 심혈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혈관 내 염증을 유발해 혈압 상승, 동맥경화, 부정맥, 심근경색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미국 뉴욕대 연구팀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오염이 낮은 지역의 사람들에 비해 경동맥이 좁아질 가능성이 24% 더 높았다. 미세먼지 노출이 심한 날에는 가슴 압박감,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피부와 안구 질환
미세먼지는 피부에 직접적인 자극을 줄 뿐만 아니라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고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예민한 피부에 아토피 피부염, 피부 건조증,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 노출 시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가 생성되기도 한다. 눈꺼풀과 안구에도 영향을 줘 알레르기 결막염 등의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방치하면 각막궤양, 각막혼탁 등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 세포 노화 및 염증 반응
미세먼지 노출은 장기적으로 사망률 증가, 노화 가속화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세먼지가 체내에 흡수되면 활성산소를 생성해 세포 손상을 유발해 염증이 생기고 노화가 더 빨리 일어난다. 특히 면역 체계가 약화된 노약자나 어린이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미세먼지 심한 날' 지켜야 할 생활 수칙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자는 실외 활동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에는 얼굴뿐 아니라 다른 모든 신체 노출을 최소화하고 KF94 이상의 황사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외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창문을 닫아 외부 공기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실내 공기질도 중요하므로 짧은 시간 동안 자연 환기를 하거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면 호흡기를 촉촉하게 보호할 수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체내 미세먼지와 같은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성인의 경우 하루 약 2리터의 물을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비타민 C와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염증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
외출 후에는 샤워와 세면을 통해 피부와 머리카락에 묻은 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특히 눈, 코, 입의 점막을 세정하는 데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눈물을 사용해 안구 표면을 깨끗이 하고 코 세척을 통해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력을 높이고 미세먼지로 인한 신체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야외 운동을 피하고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요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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