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후유증은 흔히 '명절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독특한 명절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명절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육체적·정신적 증상을 일컫는다. 특히 장시간의 요리와 청소, 빨래 등 강도 높은 집안일로 인해 다양한 관절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명절증후군의 가장 흔한 증상은 손목 통증이다. 특히 주부들이 명절 음식 준비 과정에서 식재료를 손질하거나 행주를 짜는 등의 동작이 손목에 부담을 주며 '건초염'이나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손목 건초염은 손목 힘줄이 과도하게 사용이 되어져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고, 손목터널증후군은 반복적인 손목 사용으로 인해 손목 인대 등이 두꺼워져 수근관이 좁아지면서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손가락과 손바닥의 감각 이상이나 찌릿한 통증을 유발한다.
또한 주방에서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음식을 만들거나 설거지를 하는 과정에서 무릎 관절에도 부담이 가중된다. 특히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경우 잦은 무릎 굴곡 동작과 반복된 이동으로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계단을 오르 내리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통증이 심해진다.
뿐만아니라, 성묘길에서는 발목 부상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산으로 성묘를 가는 경우가 많아, 경사진 길을 오르내리거나 울퉁불퉁한 지형을 걷다가 발목 부상이 자주 발생한다. 대표적인 부상인 발목 염좌는 발을 잘못 디디거나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으로 인대가 정상 범위를 넘어 손상되는 것을 말하며, 부상 시 관절이 붓고 심한 압통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명절 기간 동안 관절 관련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음식을 준비할 때는 바닥보다는 식탁이나 조리대를 활용하고, 30~40분마다 휴식을 취하면서 손목과 어깨 및 다리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가벼운 걷기나 수영 같은 운동으로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온찜질과 마사지로 경직된 관절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의료진 진찰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 주사 치료, 물리 치료, 체외 충격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방치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악화돼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해질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명절 후 관절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경우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기존에 관절 질환이 있던 이들은 명절 기간 동안 무리한 활동을 자제하고, 증상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글 : 이상진 동탄시티병원 정형외과 원장)
김국주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