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토스테론, 남성 전유물이 아니다
테스토스테론은 일반적으로 남성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성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생리 주기를 조절하고, 골밀도와 근육량을 유지하며, 인지 기능과 기분 조절, 성 기능 및 에너지를 증진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30세 이후부터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점차 감소하며, 폐경기 전후로는 젊었을 때의 25% 수준까지 줄어든다.

미국에서는 현재 FDA(미국 식품의약국)에서 남성을 위한 30가지 이상의 테스토스테론 치료제가 승인된 반면, 여성용 치료제는 공식 승인된 바가 없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폐경기 여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을 오프라벨(off-label) 처방해 호르몬 균형을 맞추고 있다. TRT를 경험한 여성들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 인지 기능 개선 : 뇌 안개(brain fog) 증상이 사라지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향상됨.
- 에너지 증진 : 피로감이 줄어들고 활력이 증가.
- 수면의 질 향상 : 수면 시간이 늘어나고 숙면을 취할 수 있음.
- 근육량 증가 및 체지방 감소 : 신체 구성 변화로 인해 신체적인 건강 상태가 개선됨.
- 성욕 증가 : 폐경기 여성의 저활동성 성욕 장애(HSDD) 개선 효과가 연구에서 입증됨.
◇TRT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테스토스테론 치료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현재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TRT가 성 기능 향상에는 효과적이지만, 신체 구성 변화, 에너지 증가, 기분 개선 등의 효과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
남성의 경우 TRT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지만, 여성의 경우 장기적인 심혈관계 및 유방암 위험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립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테스토스테론 치료의 부작용
일부 여성들은 TRT로 인해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보고된다.
- 얼굴 및 몸에 불필요한 털이 증가
- 여드름 발생
- 감정 기복 및 공격성 증가
- 두피 탈모
특히, 테스토스테론 펠렛(피하 이식형 주사)의 경우 한 번 삽입하면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호르몬이 분비되므로, 부작용이 나타나도 즉각적인 용량 조절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테스토스테론 크림이나 젤과 같은 조절이 용이한 제형을 선호한다.
◇여성 TRT의 미래
전문가들은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치료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연구가 필수적이다. 현재로서는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성 기능 개선을 원하는 폐경기 여성에게 제한적으로 권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TRT를 고려하는 여성들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부작용 가능성을 충분히 이해한 후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테스토스테론 치료는 여성 건강 개선을 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충분한 연구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한 치료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가의 지도 아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TRT는 여성 건강 관리의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종현 기자
neopr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