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랑구와 녹색병원은 오는 6일 오후 3시 30분 중랑구청 광장에서 ‘자원재생어르신 운반구(이어카) 전달식’을 개최하고, 지역 내 폐지수집어르신들에게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운반구 23대를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신아주의 후원과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추진되는 ‘자원재생어르신 건강지원 및 전용 운반구 보급’의 일환이다.

운반구 개발에 앞서 녹색병원은 중랑구 내 폐지수집어르신 34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및 진료를 지원했다. 또한, 원진재단 부설 노동환경연구소는 이들의 건강상태 및 작업환경을 심층 조사하고, 대상자 15명을 인터뷰해 인체공학적 운반구를 개발했다. 이번에 보급되는 운반구는 기존 리어카(57kg)보다 31kg 가벼운 26kg 내외로 제작돼 어깨와 허리 부담을 최소화했다. 또한, 사용자의 신체에 맞게 손잡이 높이를 조절할 수 있으며, 빗물 고임을 방지하기 위해 메쉬 철망으로 설계됐다.

녹색병원, 중랑구청과 폐지수집어르신 위한 인체공학적 운반구 23대 보급 (녹색병원 제공)
녹색병원, 중랑구청과 폐지수집어르신 위한 인체공학적 운반구 23대 보급 (녹색병원 제공)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폐지수집어르신들은 하루 평균 11시간 20분을 일하고, 12.3km를 걷는다”며, “이 과정에서 다칠 확률이 일반인보다 10.4배, 육체노동자보다 4.6배 높다”고 운반구 개발에 나선 취지를 밝혔다. 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지수집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노인이 4만 명이 넘는다는 현실을 고려해, 이번 지원사업이 중랑구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운반구의 설계도는 향후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익적 목적 하에 공개할 계획이다. 허승무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인간공학팀장은 “많은 기관이 이 설계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길 바란다”며, “건강한 몸,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추진된 이번 사업의 선한 의도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녹색병원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새롭게 개발된 운반구의 명칭을 ‘이어카’로 정하고, 폐지수집어르신을 ‘자원재생어르신’으로 명명하기로 했다. ‘이어카’는 ‘이어주다’의 ‘이어’와 리어카의 ‘카’(car)를 결합한 단어다. ‘자원재생어르신’이란, 자원재생에 기여하는 폐지수집노인의 노동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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