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아밀로이드증 다학제팀이 희귀 질환 중 하나인 ‘심장 아밀로이드증’ 환자를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한 사례를 핵의학 및 영상의학 국제학술지 Clinical Nuclear Medicine (IF=10.0)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기존 방식으로 진단이 어려웠던 ‘복합형 심장 아밀로이드증’을 영상의학과 핵의학을 융합한 정밀 진단법으로 규명한 성과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아밀로이드증은 체내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축적돼 장기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질환으로, 심장을 침범하는 경우 심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인에게 주로 나타나며,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와 함께 환자도 늘고 있다.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치료할 수 없는 신장부전이나 심부전으로 오인하기 쉬워 조기 진단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상당수의 환자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한다.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트랜스티레틴(ATTR) 아밀로이드증’과 ‘경쇄(AL) 아밀로이드증’ 두 가지 형태로 나뉘며, 보통 한 가지 유형만 단독으로 발견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두 가지 유형이 동시에 존재하는 매우 드문 사례를 확인했다. 이러한 복합형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적고, 기존의 진단 방식만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워, 정밀한 검사와 다학제 접근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혈액병원, 순환기내과, 핵의학과, 신장내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의 협력을 통해 70대 환자의 심장 상태와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핵의학 영상 검사와 조직 검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두 가지 유형의 아밀로이드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99mTc-DPD 뼈 스캔과 18F-Flumetamo(플루트메타몰) PET/CT 영상 기법을 활용해 각각의 단백질이 심장에 어떻게 침착되는지를 정밀하게 평가했다.

(왼쪽부터) 민창기 혈액내과 교수, 오주현 핵의학과 교수, 윤종찬 순환기내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왼쪽부터) 민창기 혈액내과 교수, 오주현 핵의학과 교수, 윤종찬 순환기내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오주현 핵의학과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영상 검사만으로는 놓칠 수 있었던 중요한 단서를 다학제 협진으로 진단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심장 아밀로이드증 환자들이 보다 정밀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조찬 순환기내과 교수(교신저자)는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질환으로, 다학제 협진을 통해 환자의 경과를 정밀하게 추적하고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 아밀로이드증 다학제 진료팀은 2021년부터 민창기 혈액병원 교수(공동저자, 혈액내과)가 중심이 돼 구성됐다. 이는 골수 내 형질세포 계열의 암성 클론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차성 아밀로이드증은 혈액암과 연관된 유형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정확한 역학 자료는 없으나,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12~15%에서 일차성 아밀로이드증이 병발한다는 보고를 기반으로, 국내의 다발골수종 증가 추세에 따라 매년 180~225명 이상의 일차성 아밀로이드증 환자가 발생 할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민 교수는 “심장 아밀로이드증의 진단 가능성을 한 단계 발전시킨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되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아밀로이드를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표적치료제 글로벌 임상시험 등 영역을 넓혀 환자들이 더 좋은 치료를 받기를 희망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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