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부 A 씨는 얼마 전부터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팔을 들 수도, 편히 누울 수도 없었다. 동네 클리닉에서 진통 주사를 맞았지만 통증이 없어지지 않았다. 이에 병원 검진을 받은 결과, ‘석회화 건염’으로 진단됐다.

이처럼 석회화 건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이 질환의 진료 환자 수는 2015년 11만2019명에서 2023년 16만9838명으로 증가했다.

◇밤에 더 심해지는 어깨통증, 석회화건염 주요 증상

석회화 건염은 어깨힘줄 부위에 칼슘이 침착되면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보다 만성적이고 간헐적인 통증, 갑자기 발생하는 극심한 통증 등이 주요 특징이다. 주로 40~50대 여성 및 주부, 가벼운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호발한다.

임문섭 부장은 “어깨 외상과는 특별한 관계가 없지만, 당뇨병 등의 전신 질환과는 연관성이 있다. 어깨를 쓰는 운동(골프,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등)이나 직업과의 연관성은 분명하지 않다. 노동자에서의 발생률은 주부에 비해 높지 않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석회화 건염은 중년 여성에게 흔한 어깨 힘줄 질환으로, 정확한 감별 진단과 단계별 치료, 꾸준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석회화 건염은 중년 여성에게 흔한 어깨 힘줄 질환으로, 정확한 감별 진단과 단계별 치료, 꾸준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야간에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에는 ‘생체 내 통증 조절 호르몬의 분비 감소, 외부 자극 감소로 통증 민감’ 등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근육이 이완되고 누운 자세에서 상완골이 뒤로 쳐지며 관절낭을 밀어서 압박 부위가 달라진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임 부장은 “흔히 나이가 들수록 잘 발생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70세 이상에서는 석회화 건염의 빈도가 드물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자연 치료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오진 많고 치료 시기 놓치기 쉬운 석회화 건염, 감별 포인트는?

석회화 건염은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 즉 회전근개 파열(어깨를 감싸는 4개의 근육이 손상되거나 찢어지는 것)이나 오십견(어깨관절을 둘러싼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면서 굳어지는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따라서 정확한 감별이 매우 중요하다.

임문섭 부장은 “방사선 검사에서 단순히 석회가 보인다는 이유로 석회화 건염이라고 오인했다가, 회전근개 파열이나 오십견 등의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어깨질환과의 감별은 이학적 검사, 혈액 및 방사선 검사, 초음파나 MRI 등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의료진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임 부장은 덧붙였다.

◇물리치료부터 체외충격파까지, 단계별 석회화 건염 치료법

석회화건염은 석회의 크기와 통증의 정도가 비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석회의 크기가 커다고 많이 아프고, 작다고 적게 아픈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통증의 원인이 석회화 건염인 경우에는 통증 조절과 석회 제거 등에 대해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어느 정도의 통증으로 우연히 발견된 경우에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서 치료해야 한다.

초기에는 우선 물리치료 및 재활치료가 이뤄진다. 급성기에서는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거나 초음파 유도하에 주사침을 주입해 석회를 감압하는 방식 등이 사용될 수 있다.

임문섭 부장은 “이런 방법을 통해 71~91%에서 증상 완화 및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최근에는 체외충격파 치료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방법은 별다른 합병증도 없고, 성상에 따라 수술과 유사한 결과를 나타낸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6개월 이상의 보존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되거나 일상 생활에 지장이 큰 경우에 고려할 수 있다. 근래에는 관절내시경 수술 방식을 통해 흉터가 적고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특히 수술 중에 다른 어깨질환도 함께 치료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임문섭 센텀종합병원 정형외과 부장이 석회화 건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임문섭 센텀종합병원 정형외과 부장이 석회화 건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석회화 건염, ‘칼슘 탓’ 아니다… 잘못된 건강 상식 바로잡기


임문섭 부장은 “많은 분들이 ‘칼슘을 많이 섭취하면 석회화가 잘 생긴다’고 오해하지만, 현재까지 칼슘 섭취와는 뚜렷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그는 “통증이 심해서 석회를 당장 빼거나 수술을 해 달라는 환자분들이 있다. 하지만 감압술 자체가 너무 아파서 힘들고, 석회의 성상이 딱딱하거나 작으면 실패 가능성도 높다. 그리고 수술은 충분한 비수술적 치료 이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미국 정형외과학회(AAOS)의 권고사항도 고식적 방법의 치료가 우선이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특히 “MRI 검사에 대해 비싸니까 CT를 찍겠다는 환자분들이 있는데, CT는 석회 침착의 위치 확인에만 도움이 되고 치료방향이나 예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운동 전 스트레칭, 50대 이후엔 ‘선택’ 아닌 ‘필수’

석회화 건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 전후의 스트레칭과 근육 풀기가 중요하다. 어깨와 견갑골(날개뼈)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임 부장은 “근육 강화 운동도 중요하다. 근육과 인대를 충분히 풀어준 다음에 고무밴드나 450g 정도의 가벼운 아령을 이용해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이 느껴지면 쉬었다가 조금씩 진행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고령층이나 퇴행성 어깨질환이 있으면 병원에서 알려주는 스트레칭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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