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은 이제 여성만의 질병이 아니다. 최근 연예인들의 갑상선암 투병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면서 이 질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오윤아, 엄정화, 안영미, 변정수, 이문세, 장근석 등이 과거 갑상선암을 치료한 사실을 공개하며, 남성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 더욱 부각됐다.

국내에서 갑상선암은 가장 흔한 암으로, 발병률이 여전히 여성에서 높지만, 남성 환자도 점차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단순히 조기 검진의 증가 때문만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 생활 습관의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상선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존재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높아 ‘착한 암’으로 불리지만, 그로 인해 치료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사실,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99.8%로 매우 높지만, 조기 치료를 미루면 병이 진행돼 치료가 더 어려워지거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5년 이후 갑상선암 수술 건수가 줄어들면서, 그로 인한 재발이나 진행된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암이 예상보다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손기탁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원장
손기탁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원장
갑상선암은 일반적으로 진행이 느리지만, 방심하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1기에서의 생존율은 99%로 매우 높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2기에서 85%, 3기에서 75%, 4기에서는 40%로 급락한다. 암이 진행되면 종양이 커지고 림프절 전이가 일어나며, 초기에는 부분 절제술로 충분했지만, 암이 진행되면 갑상선을 전부 제거해야 할 수 있다. 이 경우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갑상선암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5㎜ 미만의 종양이 림프절 전이 없이 갑상선 내에만 존재한다면, 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종양이 커지거나 전이 징후가 보이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착한 암’이라는 오해로 갑상선암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과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개인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것이다. 특히 남성 환자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남성들도 이 질병을 더 이상 타인의 일로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갑상선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경각심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글 : 손기탁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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