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10% 증가하면 심혈관 질환 위험 66%, 심부전 85% 증가
50대 미만 젊은 나이에 비만 지속되면 3.5배까지 위험 커져
연구팀 “한국은 젊은 환자 비율 높아 체중 관리 꼭 필요”

유방암 환자가 심장 건강을 지키려면 꾸준한 체중 관리가 필수라는 보고가 나왔다.

체중이 늘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체중이 줄면 반대로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타목시펜(Tamoxifen)과 같은 항호르몬 치료를 받고,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는 등 여러 이유로 상당수가 체중 증가를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통계학과 교수, 정원영 펜실베니아대 박사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의 암 진단 전후 체중 변화에 따른 심혈관질환과 심부전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IF=3)’ 및 ‘미국의사협회종양지(JAMA Oncology, IF = 22.3)’ 최근호에 각각 발표했다.

유방암 환자가 치료 전후 체중이 늘면 심혈관질환과 심부전 위험이 크게 증가하므로 꾸준한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유방암 환자가 치료 전후 체중이 늘면 심혈관질환과 심부전 위험이 크게 증가하므로 꾸준한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유방암 치료를 마친 환자 약 4만3000명을 진단 전후 체중 변화량에 따라 10% 이상 대폭 감소군, 5~10% 중등도 감소군, 5% 내 유지군, 5~10% 이상 중등도 증가군 △10% 이상 대폭 증가군으로 나눈 뒤 약 4.7년(평균)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참여자 중 약 11%는 진단 전에 비해 5~10%의 중등도 체중 증가를, 약 4%는 10% 이상의 심한 체중 증가를 경험했다.

연구 결과 유방암 진단 전 대비 체중이 10% 이상 증가한 환자의 경우 진단 전과 비교하여 5% 이내로 체중을 유지했던 환자에 비해 전체적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66% 높아졌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각각 83%까지 증가했다.

심부전의 경우 유방암 환자의 체중이 5%~10% 늘어나면 59% 증가했고, 10% 이상 늘어나면 심부전 발생 위험이 85%나 증가했다.

비만과 체중 증가의 영향은 특히 50세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에서 높았다. 진단 전후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상태였던 50세 미만 젊은 유방암 환자는 비만하지 않은 군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3.58배(258%)나 높았다.

(왼쪽부터)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통계학과 교수, 정원영 펜실베니아대 박사 (삼성서울병원 제공)
(왼쪽부터)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통계학과 교수, 정원영 펜실베니아대 박사 (삼성서울병원 제공)
연구팀의 정원영 박사(펜실베니아대 심장종양학 프로그램 박사 후 연구원)는 “유방암은 40~50대에 호발해 항암, 호르몬 치료 등으로 치료 중후 폐경기 변화를 겪으며 체중이 느는 경우가 많다”며 “유방암 재발 및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측면에서 체중 관리가 중요함을 규명한 연구”라고 강조했다.

연구책임자 신동욱 교수는 “식사 조절과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활습관만으로 체중 관리가 잘 안되는 경우에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GLP-1 유사체 등의 약물 치료를 받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최근 암환자들의 심혈관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심장종양학(cardio-oncology)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암 치료와 더불어 심혈관 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케어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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