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은당클린한의원김대복원장
혜은당클린한의원김대복원장
구취인 일부는 자신에게서 입냄새가 나는 것을 모른다. 사람의 코는 새로운 냄새에 민감하다. 또 금세 적응하고, 둔감해지는 특징이 있다. 말을 할 때는 숨에 결들여진 냄새가 앞으로 나가게 된다. 자신에게서 나온 냄새가 다시 본인의 코로 다시 들어갈 가능성이 낮다. 이로 인해 구취인은 주변에서 입냄새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황은 인식하는 경우가 꽤 된다.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은 역겨운 냄새에 괴롭기만 하다. 특히 침실을 같이 쓰고, 스킨십을 자주 하는 경우는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사랑 초기에는 입냄새가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콩깍지가 벗겨지면 상대를 보다 객관적으로 살핀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대략 1년 남짓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그동안의 장점이 단점으로 보일 수도 있다.

입냄새가 심한 남편이 있었다. 남편은 자신에게서 냄새가 나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알콩달콩하며 달달하던 신혼기가 지났다. 남편도, 아내도 객관적으로 상대를 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아내는 남편의 입맞춤을 거부했다. 같은 침대를 쓰는 것도 피했다. 원인은 남편의 지독한 입냄새 때문이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입냄새 나는 것을 알렸다. 남편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었다. 아내의 불만과 불평은 계속됐다. 남편은 믿지 않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냄새를 없애려는 시도를 했다. 그러나 딱히 방법이 없었다. 남편은 아내의 지나친 의심증, 강박관념으로 치부했다.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다. 아내는 결국 법정에 이혼소송을 낸다.

이는 2천년 전 고대 이스라엘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이다. 유대인 율법학자들이 쓴 도덕 교과서인 탈무드에 재판이 소개돼 있다. 성직자인 랍비는 당시 유대인의 생활을 전반을 관할했다. 결혼과 이혼도 그중의 하나였다. 랍비의 주재로 재판이 열렸다.

아내: 남편의 심한 입냄새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습니다. 이혼을 허락해주십시오.
판사: 남편의 입냄새를 아내만 인식하는지, 타인도 그렇게 느끼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이 남편의 입 냄새를 맡아보고 의견을 주십시오.
배심원: 남편의 입냄새가 심합니다. 이처럼 지독한 남편의 입냄새를 참고 살라는 것은 아내에게는 저주입니다."
판사: 이혼을 허락합니다.

그렇다면 현대의 법정에서는 이혼이 허용될까. 그렇지 않다. 구취로 인한 이혼은 허락되지 않는다. 고대 이스라엘과는 달리 요즘에는 입냄새가 잘 치료되기 때문이다. 입냄새는 원인만 제대로 진단되면 대부분 1~3개월이면 치료가 된다. 입냄새 원인은 이비인후과질환, 소화기내과질환, 전신질환, 심리적 문제, 섭생, 생활환경 등 변수가 다양하다. 따라서 얼마나 정확하게 원인을 찾아내는가가 치료의 주요 변수가 된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