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연구팀, “닐바디핀(nilvadipine)이 뇌 혈류 높이는 데 도움”
치매 국가책임제가 시행된 지 2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고혈압 치료에 쓰이는 약물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도울 가능성을 포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는 치매 증상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고혈압(Hypertension)' 지에 따르면 네덜란드 니메겐의 라드바우드 대학 의학센터 연구진이 고혈압 치료를 위해 처방하는 ’닐바디핀(nilvadipine)‘이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닐바디핀은 혈관 이완을 유도하고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44명의 참가자를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게만 6개월 동안 닐바디핀을 제공하고 연구 전후로 MRI 검사를 통해 뇌의 특정 부위의 혈류를 측정했다. 나머지 한 그룹 참가자들에게는 플라시보 효과를 위해 약효가 없는 약을 제공했다. 그 결과, 닐바디핀을 투여한 그룹은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해마의 혈류량이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다른 부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소규모에 그쳤으나 향후 광범위한 연구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평가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닐바디핀을 투여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전에 유럽에서 진행된 연구의 경우, 닐바디핀이 뇌 혈류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아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닐바디핀을 복용한 환자들의 기억력 감퇴 속도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가 악마의 질환이라 불리는 알츠하이머 치료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 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알츠하이머라는 질환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천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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