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루트 속 무기질산염을 산화질소로 바꾸는 박테리아 늘어 … 심혈관질환 및 인지기능 건강, 혈압강하 등에 도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의학매체 ‘Medical News Today’는 영국 엑서터 대학의 연구팀이 ‘레덱스 생물학’(Redox Biology)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몸에 이롭다고 여겨지는 장내 박테리아군과 달리 구강 내 박테리아총은 잇몸질환 및 잇몸 주변 염증을 유발하는 유해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구강 내 박테리아는 심혈관계와 인지건강에 도움을 주는 산화질소를 생산하는 데 장내 박테리아보다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여러 종류의 구강 박테리아는 야채 등이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무기질산염을 아질산염으로 바꾸는데, 아질산염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뇌의 뉴런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 신호분자인 산화질소의 전구체이다.
이들은 양배추, 상추, 시금치, 셀러리 등 질산염이 많이 함유된 다른 채소들도 비슷한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원들은 70~80세의 노인 26명을 대상으로 실험에 착수했다. 이들은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10일 동안 하루 140ml의 비트루스 주스를 마시게 했다. 다만 한 그룹에는 질산염이 풍부한 일반 비트루트 주스를, 다른 그룹에는 질산염이 제거된 비트루트 주스를 제공했다.
3일간 휴지기 후 그룹은 서로 바꿔 다시 10일간 비트루트 주스를 마셨다. 실험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구강세척제(치약)을 사용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험 전, 실험 중, 그리고 실험 후에 생리학적·인지적 테스트를 실시하고, 침 샘플에서 유전물질의 염기서열을 통해 박테리아 종을 식별해 분리했다.
위약(질산염이 제거된 비트루트 주스)와 비교해 일반적인 비트루트 주스를 마신 이들은 혈관 및 인지기능 건강에 관련된 구강 박테리아가 풍부했다. 또한 염증과 연관된 박테리아 수는 적었다.
혈압 역시 수축기 기준 5mm정도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혈액에 산화질소가 더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들이 통계 기법을 사용해 일반 비트루트 주스 마신 참가자들의 구강에서 번성한 두 종류의 박테리아를 식별했다. 각각 MM5와 MM6로 이름지어진 이들 박테리아는 연관돼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인지기능 상승, 혈압 조절 등에 효과가 있다.
연구팀은 이들 구강 박테리아가 심혈관 및 인지기능의 노화를 억제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바이오틱스(몸에 유익한 살아있는 미생물)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참가자들이 전반적으로 혈압 등이 건강한 활동적인 노인이었다”며 “다른 연령층 혹은 건강이 좋지 않은 이들에서 같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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