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유전자 보유 여부가 영아연축, 일명 ‘웨스트 증후군’의 치료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아연축이란 생후 1년 이하의 아기가 온 몸을 반복적으로 뻗는 양상의 경련을 보이는 난치성 소아 뇌전증으로 소아 뇌전증 중 2%를 차지하며, 지능 저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이다.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최한솜, 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강훈철, 고아라 교수 연구팀은 58명의 영아연축 환자들에 대해 질병의 유전적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영아연축의 표준 치료법에 따라 항경련약인 비가바트린과 높은 용량의 스테로이드 치료를 진행했다.
3개월 후 환자 중 70% 이상의 치료 반응이 양호했고,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 환자와 발견되지 않은 환자 사이에 치료 반응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치료 2년 후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 환자들 17명 가운데 20%만이 좋은 치료 결과를 보였고, 나머지 80%는 경련이 다시 나타나거나 재발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은 41명의 환자는 60%가 좋은 치료 결과를 보였다.
영아연축의 치료 결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자 돌연변이의 유무(有無) 여부였다. 뇌전증은 뇌세포의 돌연변이가 중요한 원인인데, 혈액으로 하는 유전자 검사에서 돌연변이가 확인될 정도의 환자들은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뇌에서의 돌연변이가 더 심할 것이며, 이로 인해 치료 결과도 달라질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최한솜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아연축의 조기 치료가 치료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기존 개념에서 나아가, 유전자 변이 또한 치료 결과에 중요한 원인임을 밝혔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공동 교신저자이자 연구 진행자 강훈철 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교수는 “영아연축을 치료할 때 돌연변이 유전자가 발견된 환자들은 기존의 기본치료와 더불어 유전자 별로 맞춤 약물치료를 함께 해야 경련조절 및 인지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전증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 학술지인 에필렙시아(Epilepsia)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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