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은 뇌의 손상 위치, 정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심하면 반신불수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손발 저림, 시야장애, 마비, 두통 등을 보인다. 이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게 통증이다. 뇌졸중 후 통증은 마비가 발생된 부위에서 느껴진다. 팔, 다리, 복부 등을 가리지 않는다. 언어장애가 동반된 경우는 입안의 작열감 및 통증으로 고통받기도 한다.
통증 형태는 화끈거림 외에도 칼로 베는 느낌, 쓰리거나 꽁꽁 얼어붙는 듯한 고통, 날카롭고 시큰한 자극, 쥐어짜는 듯한 아픔 등이다. 이 같은 뇌졸중 후 통증은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과도 연관 있다. 뇌졸중 후 통증을 겪는 사람에게는 뇌 변화가 관찰된다. 특히 뇌의 감각 통합을 담당하는 시상(Thalamus)에 변화가 있다.
시상은 뇌에 들어온 감각정보를 해석한다. 뇌에 정보가 들어오면 예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가움 뜨거움 등의 느낌을 결정한다. 그러나 뇌출혈 뇌경색 등으로 시상 부위가 손상되거나 시상으로 통하는 길목이 손상되면 해석이 잘못될 수 있다. 시상이 평범한 감각 또는 아무 자극이 없는 상태도 통증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인다.
통증의 오판은 뇌에 도착한 감각이 뇌출혈, 뇌경색 발병한 부위가 아닌 새로운 경로를 통해 시상으로 전달되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인한 신체의 경직성 탓에 새로운 루트가 잘 개발되지 않는다. 줄곧 통증을 인지하는 회로를 이용할 확률이 높다. 이로 인해 뇌출혈, 뇌경색 후 오랜 시간 통증이 지속된다.
통증은 진통제 등으로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한 진통제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한의학적 치료가 효율적일 수 있다. 뇌출혈 혹은 뇌경색 질환 후유증인 통증을 한방에서는 풍병(風病)으로 풀이한다. 풍병은 과민한 감각 탓에 간단한 활동도 극심한 통증으로 인식하는 상태다. 뇌출혈, 뇌경색 후 저린 느낌은 일반적이지만 유별나게 심한 경우가 있다. 또 환자에 따라 화끈거리는 열감이 증가하거나 혹은 얼음을 오래 댄 듯 시리고 찬 느낌이 증가할 수 있다.
통증은 발병 직후보다 움직임이 회복되어 일상에 복귀해 가면서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화끈거림 혹은 시리거나 차가운 감각은 후유증이 있는 팔, 다리, 얼굴, 입안 등을 더욱 과민하게 하는 풍병을 조장한다.
치료는 몸에 쌓인 한열(寒熱) 배출, 마음안정, 충분한 수면 등을 돕는 처방으로 가능하다. 이 같은 한방 처방으로 풍병(風病)을 해결하면, 통증이 차츰 완화된다. 뇌경색 등의 발병이 짧으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10년 이상 된 고질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치료하면 만족스러운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힘찬걸음한의원박재경대표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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