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궁 적출술을 고려하게 된다. 말 그대로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로, 자궁과 자궁 경관, 난소, 나팔관, 주변 구조물들의 제거가 동반될 수 있다. 임신과 출산 계획이 더 이상 없는 경우라면 자궁에 병변이 발생했을 시 자궁 적출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자궁적출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자궁에 병변이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자궁을 적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임신과 출산과 관계없이 자궁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가치 있는 신체기관으로, 여성을 더욱 건강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자궁적출 시 뒤따르는 후유증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이를 제거하게 된다면 동반되는 여러 증상들을 감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자궁적출을 하게 되면 다양한 신체적, 심리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면서 신체리듬이 깨지게 되는데 기초대사량의 저하로 인한 체력 감소, 다한증, 안면홍조, 호흡의 불안정 등이 나타난다. 또한 자궁과 소화기관이 인접해 있기 때문에 소화불량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고 허리통증, 아랫배 통증을 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상징성이기도 한 자궁이 없기 때문에 여성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박탈감과 상실감, 우울감 등이 고조된다. 심한 경우 우울증, 공황장애 등이 발생을 할 수도 있다.
여성의 건강을 위해 자궁적출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이를 남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후유증을 충분히 고려하고, 또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경우에 최후의 수단으로만 선택해야 한다. 우선적으로는 자궁상태를 체크하고 자궁을 보존하는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궁을 보존할 가치가 없을 만큼 손상이 크고 병변이 넓은 경우에만 자궁 적출이 시행되어야 하며, 이를 보존하고 살릴 수 있다고 판단이 되면 자궁을 되살리는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만약 난소낭종이나 자궁내막종이 있는 경우 최소 침습 시술인 최상 경화술을 적용할 수 있고, 자궁 용종에는 자궁내시경을 삽입해 실시간으로 내부를 관찰해 용종을 제거하며 자궁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해볼 수 있다.
자궁적출을 하지 않고 비수술적인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 손상 없이 여성의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회복에 주력을 할 수 있다.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출혈 과다, 허리와 골반통증 등의 강도가 심해지고 있다면 자궁의 문제를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 보아야 한다.
또한 자궁, 난소는 적출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증상,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보존 치료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여성 질환을 치료하는지, 관련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상주하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산부인과이학희원장(산부인과전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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