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자궁암 검진 64년, 저소득국가 심장병 어린이 초청 치료 24년 … 꾸준하고 묵묵히 이어지는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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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꾸준하고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인정받아 2020년 6월 설립자 이길여 총장이 세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라이온스 인도주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난한 시절, 외면받기 쉬운 여성 건강을 돌보다 … 64년간 이어진 자궁암 무료 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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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의원에서 시작한 길병원은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 외면받기 쉬운 소외계층 여성들의 건강을 앞장서서 보살펴왔다. 지금에서는 자궁암검진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소득수준이 높아감에 따라 이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이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자궁암 등 여성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경제적으로 여유를 갖기 어려워, 여성암 검진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이길여 총장은 이 때문에 치료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너무 늦게 발견해 치료를 포기하는 여성들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가임기 여성이라면 조건없이 신청을 받아 무료 자궁암 검진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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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검진을 희망하는 인원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길병원은 한 명의 여성이라도 검진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매년 11월 자궁암 무료 검진 사업을 실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려운 시절, 우리 아이들을 돌보던 그들처럼 … 저소득국가 심장병 어린이 초청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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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계기가 된 것은 1992년 베트남 심장병 여성 도티늉 씨의 초청이었다. 이길여 총장이 1992년 한국여자의사회 일원으로 베트남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중 24세의 베트남 여성 도티늉 씨를 만나, 그녀를 초청해 치료한 것이다. 병원은 이후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몽골, 필리핀 등 16개 국가 어린이를 매년 초청해 치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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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관계자는 “선천성심장병 가운데 가장 흔한 질환은 심실(방)중격결손증으로, 의술의 발달과 건강보험제도의 혜택으로 국내에서는 치료가 어려운 편이 아니나, 많은 해외 저개발국의 심장병 어린이들이 병을 발견하고도 치료시기를 미루거나, 아예 치료를 포기하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며 “과거 우리나라가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선진국의 도움으로 국내 어린이들이 해외에서 치료 받았는데 이제 이를 보답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의의를 밝혔다.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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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에 지정 기탁돼 직원들에게는 법정기부금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당해 년도에 모은 기금을 다음 해에 지역 사회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천지역 10개 군·구, 사회복지시설 등과 협의해 꼭 필요한 맞춤형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되는데,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고, 그만큼 생활비가 증가되는 상황을 감안해 이웃들에게 난방비, 생필품 등이 주로 전달됐다. 장애인 가정에 온누리상품권을 전달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기분 선순환을 도모했다.
물품 지원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요청하는 진료과 전문의로 구성된 봉사팀을 꾸려 복지관, 장애인 시설, 쪽방촌, 취약계층 거주 시설 등을 직접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도 지원한다. 김장김치, 연탄과 난방비, 겨울철 의류(패딩), 한부모 가정 거주 시설 생필품 지원 등 일률적인 물품 지원이 아닌 맞춤형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올해는 인천시 남동구청과 장애인 단체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이러한 대면 봉사를 진행되지 못했지만 여건이 개선되면 또다시 봉사팀을 꾸릴 계획이다.
이 밖에도 아동 성범죄 피해자 및 가족을 위한 해바라기아동센터, 자살·우울 등 정신적 아픔을 보듬는 인천시정신건강증진센터, 치매를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고 예방, 관리하는 광역치매센터 등을 인천광역시로부터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는 “우리병원의 설립 이념은 ‘박애․봉사․애국’”이라며 “의사의 사명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몫까지 사회에 기여하는 것’ 이라는 총장의 뜻을 이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의료 기관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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